“온 가족이 웃으면서 공연을 보다보면 ‘가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질문에 다다를 겁니다.”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를 연출하는 김동연 연출의 말이다. 김 연출은 19일 서울 장충동 앰베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미세스 다웃파이어’ 제작발표회에서 “이야기를 즐겁게 따라가다가 묵직한 질문을 고민할 수 있는 작품이라 더욱 의미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1994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자유분방한 다니엘이 결혼 14년 만에 아내 미란다와 이혼한 뒤, 할머니로 분장해 가족의 가사도우미가 된다는 내용이다. 공연 기획사 샘컴퍼니는 201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 입성한 이 작품을 영국 웨스트앤드보다 먼저 한국에 가져왔다.
다니엘과 미세스 다웃파이어 역에는 배우 정성화, 양준모, 임창정이 캐스팅됐다. 미란다는 배우 박혜나와 신영숙이 번갈아 연기한다. 미란다의 ‘썸남’으로는 배우 김다현과 김산호가 출연한다. 김문정 음악감독이 음악을 맡고, 히트 번역가 황석희가 각색을 도왔다. 작품은 원작을 일부 수정할 수 있는 논-레플리카 형식으로 제작된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이후 10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임창정은 “하늘이 ‘그동안 고생했어’라며 선물로 이 작품을 주신 것 같다”고 할 정도로 ‘미세스 다웃파이어’에 큰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네 아이 아빠로서 다니엘의 감정에 공감돼 마지막엔 우느라 연기를 못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라며 “웃음과 눈물을 모두 드릴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탁월한 코미디 연기로 일찍부터 다니엘 역에 거론된 정성화는 “윤여정과 김수미를 합쳐놓은 듯한 캐릭터를 구상 중”이라고 귀띔했다. 개그 그룹 틴틴파이브로 연예 활동을 시작해 뮤지컬 배우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그는 “코미디, 연기, 노래 등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망라하는 작품”이라며 “정성화 종합 선물 세트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 ‘레 미제라블’ 등 어둡고 무거운 작품에 주로 출연했던 양준모는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김미혜·박민선 프로듀서는 그를 “가장 아름다운 다웃파이어”라고 추켜세웠다. 양준모는 “홍보 사진을 촬영할 때 난생 처음 치마를 입어봤다”며 “내게 코미디 연기는 도전이다. 한층 성장할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김동연 연출은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드라마틱하고 화려한 작품이다. 배우들이 극단적인 감정을 오가고 큰 파고를 넘나들기 때문에 규모가 큰 장면도 많다”면서 “특히 다니엘 역할의 세 배우가 실제로도 아버지라서 캐릭터의 감정을 현실적으로 표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작품은 오는 30일부터 11월6일까지 샤롯테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