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띄운 97그룹 ‘단일화’ 카드 시기는

승부수 띄운 97그룹 ‘단일화’ 카드 시기는

97그룹, 컷오프 이후 단일화 시사
최요한 “당위성 충분…시기는 상관없어”

기사승인 2022-07-21 06:20:02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예비후보자 포토섹션 행사. 왼쪽부터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 이재명 민주당 의원, 강훈식 민주당 의원, 강병원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의 단일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오는 만큼 이재명 민주당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당대표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당대표 후보는 중앙위원회 투표 7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한 결과를 통해 결정된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BBS 라디오에서 컷오프 전 단일화를 시사했다. 그는 “제가 확인한 바로는 아주 많은 당권후보가 대부분 컷오프 전 단일화를 선언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일화 가능성이 큰 97그룹의 강병원·강훈식·박주민 의원은 컷오프 이후를 내다봤다. 박용진 의원은 시기에 상관없이 단일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이재명 의원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선 강병원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컷오프 이후 단일화 논의는 피할 수 없다”며 “연이은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당대표로 나타났을 때 민주당은 국민 신뢰 회복에서 멀어진다”고 이 의원을 공격했다.

강훈식 의원도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컷오프 후에 가능할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강훈식 의원실 관계자는 2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가치와 지향이 맞으면 단일화를 할 수도 있다”며 “컷오프 이전 단일화는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친명계로 불리는 박주민 의원도 지난 19일 KBS 라디오에서 “단일화 필요성, 명분 등이 축적될 수 있으면 자연스레 단일화가 될 수도 있다”며 “단일화는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97그룹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당 혁신방안 등에 관한 논의와 단일화 여부에 대한 의견도 오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97그룹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재명 의원에 반대되는 구도를 만들기 위해 단일화를 하는 것은 명분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 전 위원은 2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누군가를 반대한다는 명분으로 단일화하는 것은 국민과 당원에게 무슨 신호가 가는지 모르겠다”며 “저는 친명도, 반(反)명도 아닌 ‘소명’이다. 이런 전선으로 단일화 얘기가 나오는 건 유의미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는 단일화를 해야 민주당에 역동성이 생긴다며 시기는 상관이 없다고 분석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2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상황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될 때와 비슷하다”며 “어차피 김 전 대통령이 후보로 뽑히겠지만 일방적으로 선출되면 ‘김대중 사당’이라는 말이 나오기 때문에 정대철 전 부총재를 경쟁자로 내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어차피 이재명’이라는 말이 많아서 단일화 없이 경쟁한다면 역동성이 사라질 것”이라며 “오히려 더 세게 (단일화를) 밀어붙이는 게 화합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역설적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단일화가 체질이다. 역동성을 보여줘야 한다”며 “단일화 시기는 상관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컷오프로 누가 최종 후보로 결정될지는 미지수다”면서 “일단 단일화를 수면 위로 올려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 (민주당에) 좋다”고 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안소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