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 성수기가 시작됐지만 주류업계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에 최근 노조 파업이 계속되면서 제품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노조는 2022년 임금 및 단체교섭 승리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오는 8월 1일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임금협상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것이 파업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오비맥주는 임금 5%와 복지비 2.3% 인상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임금 10%와 복지비 14% 등 24% 인상을 요구했다. 오비맥주 노사는 지난해 직원 임금 2.1% 인상과 격려금 3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2020년엔 임금 2.5% 인상과 격려금 7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예정대로 파업이 진행되면 맥주 공급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파업이 예정된 공장은 광주광역시⋅경기 이천시⋅충북 청주시 3곳 공장 가운데 광주공장과 이천공장 두 곳이다. 청주공장은 추후 참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두 공장은 오비맥주 전체 제품 70% 가까이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달 오비맥주 출고량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평소 대비 20% 수준으로 떨어진 바 있다. 당시엔 맥주 출고가 어려웠었지만 이번엔 생산 자체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당장 물량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아직까지 노조 측에서 사측에 파업에 대해 고지를 해 오진 않았다. 매년 그래왔던 것처럼 현재 노사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협의가 잘 될 것으로 바라본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2년을 겪으면서 사업에 타격을 받았고 이제 좀 나아지나 싶더니 최근 다시 확진자 수가 늘어남과 동시에 파업이 이어지면서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파업에 돌입했었다. 이들은 △운임 30% 인상 △공병운임 인상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고유가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경유 가격에 통행료, 차량 유지비 등을 더하면 남는 수익이 없다는 입장이다.
노사 간 입장 차가 큰 상황이지만, 하이트진로가 협상에 적극 나서는 건 어려운 상황이다. 하청업체 또는 협력업체 간 고용관계에 원청업체가 간섭하면 파견법이나 하도급법 등에 저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사 간 물밑대화는 수시로 이뤄지고 있으나, 입장 차가 커 합의점을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하면 제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뿐더러 기업 입장에서도 매출에 타격을 받는 만큼 손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지난 2년을 거치면서 입었던 타격을 올 여름 성수기를 기점으로 만회하나 싶었는데 이같은 상황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