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원숭이두창에 대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하비어 베세라 보건복지부 장관은 5일(한국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모든 미국인이 원숭이두창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해당 바이러스의 퇴치를 돕기 위해 책임감을 느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비상사태 선포로 인해 연방 정부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자금과 데이터 등 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추가 인력 배치 등의 조치도 취할 수 있다.
미국 원숭이두창 감염자는 지난 5월 중순 첫 발생 이후 현재 660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 비상사태 선포는 바이든 행정부가 원숭이두창 발병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해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백신과 진단검사 부족으로 이어지는 등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3일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으며, 미국 내에서도 연방 정부에 앞서 캘리포니아주, 일리노이주, 뉴욕주가 주 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일부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미국이 원숭이두창을 억제하고 제거할 기회를 놓쳤다고 우려하고 있다. 로렌스 고스틴 조지타운대 공중보건법 교수는 “비상사태 선포는 중요하지만 늦은 조치”라고 지적했다.
다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비상사태 선포가 중요한 결정이라며 대응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의 역학자인 앤 리모인은 원숭이두창에 대한 비상사태로 선포하는 것은 “중요한 결정”이었다면서 “당국이 지금 당장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