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후반기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화는 지난달 22일부터 재개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후반기에서 14경기를 치러 6승 1무 7패를 기록했다. 전반기 85경기에서 25승 59패 1무를 기록하며 2할대 승률(0.298)이라는 굴욕을 맛봤지만, 무기력했던 전반기와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한화의 변신 비결은 마운드 강화다. 한화는 후반기 평균자책점 3.53으로 리그 1위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피홈런도 5개로 리그 최소 기록이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외국인 선수 라이언 카펜터와 닉 킹험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선발진에 구멍이 났다. 국내 선수들이 버텼지만 한계에 다다라 패배가 쌓였다. 결국 지난 6월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부상 선수 대신 새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예프리 라미레즈와 펠릭스 페냐가 한화의 선발진에 큰 힘을 실어줬다.
라미레즈는 후반기 3경기에서 19.0이닝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했으며, 페냐도 3경기 1승 1패 1.58로 마운드를 탄탄하게 지켜주고 있다. 두 선수가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주면서 토종 선발진의 부담도 크게 줄었다. 장민재, 김민우, 남지민도 5이닝 이상 꾸준하게 책임지고 있다.
불펜진도 단단해졌다. 후반기 들어 강재민(7경기 2승 3홀드 평균자책점 1.28), 김범수(7경기 3홀드 평균자책점 1.50), 윤산흠(5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1.80) 등 필승조도 연일 호투를 펼치고 있다. 여기에 군에서 전역한 박상원도 조만간 1군에 합류해 불펜에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마운드의 활약에 가려져 있지만 타선도 주목할 만하다. 후반기에 팀타율 0.276(리그 4위), 63타점(리그 6위), 홈런 13개(리그 2위), OPS(출루율+장타율) 0.739(리그 5위)를 기록했다.
타선을 이끄는 선수는 노시환과 하주석이다. 지난 6월 부상자 명단에 등재돼 약 한 달 만에 복귀한 노시환은 후반기에 타율 0.368 3홈런 1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전반기에 부진과 논란을 빚었던 주장 하주석도 타율 0.377 1홈런 11타점으로 환골탈태한 모습이다. 지난 2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는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한화는 여전히 9위 삼성 라이온즈(40승 2무 57패)와 9경기 차가 나서 최하위 탈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의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순위 싸움을 펼치는 팀들에 매서운 고춧가루를 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