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여름 보낸 김하성, 한국인 첫 ‘골드글러브’ 수상 가능할까

최고의 여름 보낸 김하성, 한국인 첫 ‘골드글러브’ 수상 가능할까

공수 최고의 시즌 보내고 있는 김하성
한국인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 가시권

기사승인 2022-09-02 06:05:02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주전 유격수 김하성.   로이터 연합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최고의 여름을 보내면서 골드글러브 수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하성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2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2득점을 올리며 팀의 5대 4 승리를 이끌었다.

1회초 투수 땅볼로 물러난 김하성은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샌프란시스코 선발 투수 알렉스 우드의 싱커를 때려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3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간 김하성은 시즌 타율 0.257(412타수 106안타)를 유지했다. 8월에만 타율 0.294(102타수 30안타)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하성이 월간 안타 30개를 넘긴 건 MLB 진출 이후 처음이다.

안타를 치고 벤치에 세리머니를 보내는 김하성.   로이터 연합

2년 차 맞이한 김하성, 확고해진 위상

여름 들어 최고의 성적을 낸 김하성이다. 7·8월 합산 기록은 타율 0.301(172타수 57안타) 3홈런 2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3이다. 대타로 간신히 나오던 전년도와 비교하면 위상이 확실히 달라졌다.

이제는 확실한 주전 유격수로 거듭난 김하성이다. 김하성은 올 시즌 초 내셔널리그 홈런왕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손목 수술로 자리를 비우자 CJ 에이브람스(워싱턴 내셔널스)와 유격수 자리를 두고 경쟁했다. 플래툰 시스템(투수 유형에 따라 타자를 번갈아 내는 기용법)에 고생도 했지만, 점점 에이브람스를 밀어내고 주전 자리를 확보했다.

여기에 경쟁 상대이자, 주전 유격수 자원인 타티스 주니어가 복귀를 앞둔 지난 13일 약물 양성 반응으로 80경기 징계를 받으면서 불안 요소도 사라졌다. 김하성은 완벽한 수비와 물오른 타격감으로 샌디에이고 내야진을 이끌었고, 사령탑의 신뢰를 이끌어냈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최근 상대 선발 투수가 좌완일 경우 우타자 김하성을 1번 타자로 배치하는 전술을 꺼내고 있다. 김하성은 올 시즌 좌완을 상대로 타율 0.294(136타수 40안타) 2홈런 17타점을 때릴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공을 잡고 송구하는 김하성.   로이터 연합

타격보다 돋보이는 수비…김하성, 골드글러브 후보에도 거론

김하성은 지난해부터 수비력 만큼은 나무랄 데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들쑥날쑥한 출전 기회 속에 타격에서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수비에서는 2루수 3루수, 유격수를 두루 소화하면서도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올해는 유격수로 고정된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더 좋은 수비력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2일엔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를 펼치며 골드글러브 수상 가능성이 현지에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김하성은 이날 6회초 캔자스시티 로열스 알렉스 콜의 높이 뜬 파울을 3루 파울 지역으로 달려가 펜스에 부딪히면서 잡아냈다. 당시 3루수였던 매니 마차도와 좌익수 주릭슨 프로파는 공이 관중석으로 넘어갈 거라 예상해 추적을 멈췄지만, 김하성은 아슬아슬하게 넘어가는 공을 몸을 사리지 않고 잡아냈다.

담장에 강하게 부딪힌 김하성은 약간 고통을 호소했지만, 금방 일어나 제자리로 돌아갔다. 샌디에이고 선발 션 마네아는 그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고마움을 표했고, 관중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미국 현지 중계진도 “펫코파크(샌디에이고 홈경기장) 모두가 김하성에게 사랑에 빠졌다”고 극찬했다. 

포지션 베스트 플레이어 성격인 KBO리그의 골드글러브와 달리, MLB 골드글러브는 오로지 수비 실력으로만 최고의 선수를 뽑는다. MLB 골드글러브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감독과 코치의 투표 75%와 미국 세이버메트리션 학회(SABR)가 개발한 수비 지수(SDI) 25%를 합산한 최종 점수로 골드글러브 수상자를 선정한다. 한국 선수 중에는 아직 한 명도 MLB 골드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했다.

김하성은 매달 발표되는 SDI 점수에서 7월 기준으로 5.0을 기록하며 시카고 컵스의 니코 호너(6.1),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댄스비 스완슨(5.1)에 이어 전체 유격수 중 3위에 올라가 있다. 8월에도 뛰어난 수비를 보여준 것을 더하면 김하성의 점수는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세부 스탯에서도 김하성은 눈에 띄는 기록을 남겼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김하성은 올 시즌 100경기를 소화한 내셔널리그 유격수 중 가장 적은 실책(6개)을 기록했고, 수비율은 마이애미 말린스의 미구엘 로하스(0.986)에 이은 내셔널리그 전체 2위(0.984)에 달한다. ESPN에 따르면 김하성의 수비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DWAR)은 1.7로 리그 전 포지션에 걸쳐 공동 10위에 올랐다.

이에 그치지 않고 얼마나 점수를 막았는지를 알려주는 DRS(Defensive Run Save)에서 +7로 내셔널리그 유격수 중 3위에, 수비 범위를 고려한 종합수비 지표 UZR(Ultimate zone rating)은 +5.2로 내셔널리그 유격수 1위에 올랐다.

다만 경쟁자로 꼽히는 댄스비 스완슨이나 미구엘 로하스 등과 수치 차이가 크지 않아 김하성의 수상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골드글러브 투표 비율은 감독과 코치가 무려 75%에 달해, 빅리그 데뷔 2년 차에 불과한 김하성에겐 조금 불리하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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