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낙태율은 최상위, 콘돔 사용률 최하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낙태(임신중절)는 골반염 발생 위험 증가, 자궁 내막 손상, 자궁 외 임신 가능성 증가 등 상흔을 남길 우려가 크다. 죄책감, 우울증 등 정신적인 고통도 뒤따른다. 전문가들은 임신중절에 따른 후유증 예방법으로 ‘올바른 피임 교육’을 강조한다. 예기치 않은 임신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단 뜻이다. 

콘돔은 피임법 중에서 가장 역사가 길고 간편한 방법으로 꼽힌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콘돔과 관련한 교육을 제때 받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관련 정보를 출처가 불명확한 인터넷이나 지인에게 얻다 보니 오해도 많다. 9월26일 ‘세계 피임의 날’을 맞아 컴포터블 섹슈얼 브랜드 윙크의 도움말로 콘돔에 관련한 오해를 파헤쳐 봤다.

콘돔은 성인용품이다?… 3등급 의료기기

최근 청소년 임신을 소재로 한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이 화제로 떠올랐다. 이른 나이의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갈등을 그려낸 내용이 대부분이다. 현실에서 청소년 임신은 출산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부모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기 두려워하는 청소년들은 때때로 위험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인터넷을 통해 불법 임신중단 약을 구매하고 복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임신중절약 온라인 거래 적발 건수는 2019년 기준 2368건에 달한다. 적발된 사례 대부분은 10대 청소년이 구매자인 것으로 추정한다. 예기치 않은 임신을 맞닥뜨리기 전, 콘돔 구매처와 사용법에 대해 잘 알아 둔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콘돔은 성인용품이 아닌 3등급 의료기기이다. 일반 콘돔은 누구나 연령에 상관없이 약국, 편의점, 인터넷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단, 청소년은 돌기형 등 특수형 콘돔과 사정 지연을 위한 성분이 들어간 콘돔은 구매할 수 없다. 청소년보호법상 성병 예방 목적으로 사용되는 콘돔에 한해서만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콘돔과 윤활젤은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콘돔은 예민한 부위에 닿는 제품인 만큼 마찰로 인한 자극을 줄이기 위해 윤활젤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콘돔과 윤활젤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 개별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사용상 번거로움이 크다는 의견들도 있다. 최근에는 넉넉한 윤활제를 포함해 별도의 젤이 불필요한 콘돔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콘돔의 윤활제는 크게 ‘수용성 윤활제’와 ‘실리콘 윤활제’로 구분한다. 수용성 윤활제는 물에 금방 씻겨 내린다는 장점이 있다. 실리콘 윤활제는 사용감이 부드럽고 지속력도 강해 만족스러운 관계를 갖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윙크 퍼펙트 슬림 001, 스키니 슬림 002는 유칼립투스 추출물을 더한 수용성 윤활제가 적용된 제품이다. 맥스 플레져 003, 리얼핏 004의 경우 실리콘 윤활제를 담고 있다. 네 제품 모두 최대 800㎎ 이상의 윤활제가 들어가 있다.

라텍스 소재 콘돔은 고무 향이 짙어 사용하기 힘들다?

천연고무 라텍스(natural rubber latex)는 의료용 장갑, 카테터 등 다양한 의료기기에 사용되는 소재이다. 우수한 차단성과 편안한 착용감을 가졌다는 특징 때문에 피임 및 성병 예방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콘돔을 만들기 적합한 소재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라텍스는 고유의 고무 향취를 가져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 또한 많다. 라텍스 특유의 향이 부담스럽다면 이를 커버링 할 수 있는 윤활제가 담긴 콘돔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윙크 전 제품은 고무나무에서 추출한 천연 라텍스를 사용해 이물감을 최소화했으며, 은은한 향으로 라텍스 향을 마스킹했다.

신승헌 기자 ss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