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킹’ 이승엽이 두산 베어스의 지휘봉을 잡는다.
두산 구단은 14일 “제11대 감독으로 이승엽 KBO 총재특보를 선임했다”라면서 “계약기간은 3년, 총액은 18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5억원)이다”고 밝혔다. 역대 초임 감독 최고 대우다. 최근 프로야구 초임 감독은 2∼3억 사이의 연봉을 받는데 이 감독은 계약금 포함 총액이 20억원에 근접하는 파격적인 조건에 사인했다.
지난 8년간 팀을 이끈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한 두산은 빠르게 신임 감독 선임에 열을 올렸다. 이후 이 신임 감독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야구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구단 수뇌진과 이감독이 직접 만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이 끝난 지난 13일에 최종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 감독은 통산 1096경기서 타율 .302, 467홈런, 1498타점을 기록했다. 현역 시절 최우수선수(MVP) 및 홈런왕을 각각 5차례, 골든글러브를 10차례 수상한 레전드 타자다. 한국에서는 오로지 삼성에서만 뛰어 구단의 3번째 영구 결번(36번)자로 남아있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2004년부터 2011년까지 8년간 활약하며 159홈런을 기록했으며, 재팬시리즈 우승도 2차례나 경험했다.
국가대표 활약도 독보적이다.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금메달 1개(2008년), 동메달 1개(2000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1개(2002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3위(2006년) 등을 이끌며 ‘국민 타자’로 불렸다.
2017년 KBO 사상 첫 은퇴투어를 펼치며 은퇴한 이승엽 감독은 현장 지도자 경험이 없다. 은퇴 후에는 KBO리그 해설위원으로 견문을 넓혔으며, 재단법인 이승엽야구장학재단을 운영해 풀뿌리 야구 문화 정착에 힘썼다.
두산 구단은 “이승엽 신임감독의 이름값이 아닌 지도자로서의 철학과 비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신구조화를 통해 두산베어스의 또 다른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야구 팬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았다. 지도자가 돼 그 사랑을 돌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해왔다”라면서 “두산 베어스에서 손을 내밀어주셨고 고민 끝에 결정했다. 그동안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삼성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리웠던 그라운드를 5년 만에 밟게 됐다. 현역 시절 한국과 일본에서 얻은 경험에다 KBO 기술위원과 해설로 보고 배운 점들을 더해 선수단을 하나로 모을 것“이라며 ”화려함 보단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팬들에게 감동을 드리는 야구를 펼치겠다“고 덧붙였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