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로 꼽히던 KT가 아직까지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한 모습이다.
수원 KT는 20일 수원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삼성과 맞대결에서 85대 83으로 승리했다. 지난 15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개막전에서 패배한 KT는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간신히 거둔 승리다. 경기 내내 끌려가던 KT는 4쿼터 종료 1분여를 남기고서야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14초 동점 상황에서 정성우의 어시스트를 받은 하윤기가 덩크슛을 꽂고 나서야 미소 지을 수 있었다.
우승 후보 1순위로 평가받던 KT의 저조한 출발이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주축 선수인 허훈이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지만, 자유계약(FA)을 통해 이현석, 김동량 등 알짜배기 자원들을 영입해 전력 누수를 최소화했다. 선발 자원과 벤치 선수들의 격차가 가장 없다는 평이 따랐다.
이달초 통영에서 열린 한국프로농구(KBL) 컵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기대치를 더욱 끌어올렸다. 당시 1옵션 외국인 선수 랜드리 은코노가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지만, 이제이 아노시케가 컵대회에서 엄청난 공격력을 뽐내며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개막에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10개 구단 감독 중 5명이 올 시즌 우승 후보로 KT를 점찍을 정도였다.
하지만 개막 후 2경기에서 보여준 KT의 경기력은 기대 이하다. 은코노는 부상 직후 아직까지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경기력이 좋지 못하다. 2경기에서 평균 7.5점에 그쳤다. 아노시케도 첫 경기에서 20점을 올렸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2점에 그치는 수모를 겪었다.
무엇보다 제공권 싸움에서 좋지 않은 모습이다. 첫 경기에서도 리바운드 싸움에서 현대모비스에게 밀린 KT는 이날 리바운드에서 21대 32로 크게 밀렸다. 삼성에게 공격 리바운드도 9개나 내줬다.
빅맨들의 골밑 가담도 기대 이하다. 은노코가 5개의 리바운드를 거뒀지만 하윤기와 아노시케는 리바운드를 2개씩 걷어내는 데 그쳤다. 이날 KT에서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잡은 선수는 양홍석(6개)였으며, 가드 정성우가 4개를 잡아냈다.
서동철 KT 감독은 “홈에서 개막전을 놓치고 이번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래도 마지막에 잘해서 승리한 것은 기분 좋지만, 잘 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혈이 잘 돌던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혈이 막힌 기분”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이번 시즌 목표가 공격이 안될 때가 있어도 수비에서 버티는 것이었다. 그런데 공격이 풀리지 않자 수비도 잘 되지 않으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