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유행 정도를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가 9주만에 1을 넘어서 확산세로 돌아섰다. 겨울철 7차 유행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유행 정도를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는 1.09로, 9주 만에 1을 넘었다”고 밝혔다. 감염재생산지수는 감염자 한 명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감염시키는지 의미하는 수치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세라고 판단할 수 있다.
이 차관은 “독감(인플루엔자)과 코로나19 동시 유행 가능성이 있다”면서 “어느 때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기”라며 “독감 감염 시 중증화 가능성이 높은 어린이와 어르신께서는 예방접종에 적극 동참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1일 오전 0시까지 2만4751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14일(2만3574명)보다 1177명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계속 유지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코로나19 하위 변이가 끊임 없이 진화하는 점, 여전히 상당 규모의 사망자가 나오는 점 등을 고려해 비상사태 해제는 시기상조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최근 6차 유행을 이끌었던 BA.5의 비중이 갈수록 줄고 새로운 변이 검출률이 늘며 7차 유행이 가까워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을 보면 우세종인 BA.5의 검출률이 89.3%, 국내 감염 중에선 96.7%를 차지했다. BA.5 검출률은 9월 2주 97.4%에서 4주 연속 하락했다.
반면 ‘켄타우로스’로 불리는 BA.2.75 변이 검출률은 3.3%, BF.7은 1.8%, BA.2.75.2는 1.0%로 직전 주 대비 증가 추세다. BF.7 변이는 BA.5의 하위 변이로, BA.5보다 전파 속도가 18%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독일, 벨기에, 덴마크 등 67개 국가에서 1만4000여명의 확진자 발생이 보고됐다.
이에 정부는 방역 고삐를 조이고 있다. 재유행에 대비해 군 장병 코로나19 동절기 재유행 대응계획을 세웠다. 국방부는 지난 8월16일 재개한 입영장정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휴가 복귀자 자가검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군 집단감염 발생에 대비한 조치도 취한다. 군 병원 병상 88개와 1만5000명을 격리할 수 있는 확진자 생활관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군 선별진료소와 응급실에서 24시간 진료를 제공한다.
관광지와 공항의 방역관리도 강화한다. 실외마스크 착용이 전면 해제된 가운데 가을철 단풍놀이와 축제가 늘어나면서 국내·외 관광객이 급격히 증가할 것을 대비했다.
17개 시·도 주요 관광지에 2500여명의 방역관리요원을 집중 배치한다. 유원시설에는 KF-94 방역마스크, 손소독 티슈 등 관람객용 방역패키지 100만개를 배포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한다. 인천공항 및 7개 지방공항에는 검역지원 인력을 39명 추가 배치해 156명을 투입한다.
방역당국은 아직 코로나19 재유행 시작으로 보긴 어렵다고 하면서도 겨울철 유행에 대비해 예방접종을 당부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1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유행)이 증가세로 가는 것인지의 여부는 1주 건만을 가지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질병청에서 추후 추가 분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주부터 시작된 오미크론에 대비한 2가 백신 추가접종과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에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 특히 감염 시 중증 피해를 받을 수 있는 고령층 등과 같은 감염 취약계층은 오미크론 백신을 맞을 것을 당부한다”며 “정부는 앞으로 겨울철 유행 대비해서 최선을 다하고 일상회복 준비를 철저하게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