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신고 대응 미흡” 고개 숙인 경찰청장…고강도 감찰·수사 약속

“이태원 신고 대응 미흡” 고개 숙인 경찰청장…고강도 감찰·수사 약속

윤희근 “독립적 특별기구 설치”
“이태원에 다수 인원 집결 예상…경찰 137명 투입”

기사승인 2022-11-01 14:13:02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입장을 표명을 표명하며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 당시 112 신고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경찰은 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고강도 내부 감찰과 신속한 수사 의지를 밝혔다. 

윤 청장은 1일 ‘이태원 사고 관련 브리핑’을 열고 “사고 발생 직후부터 진상을 명백히 밝히기 위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에 현장의 심각성을 알리는 112신고가 다수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신고 내용을 보면 사고 발생 이전부터 많은 군중이 몰려 사고의 위험성을 알리는 급박한 내용들이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112신고를 처리하는 현장 대응은 미흡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윤 청장은 “사전에 위험성을 알리는 112신고를 받고 제대로 조치했는지에 대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하겠다”며 “112신고 처리를 포함해 전반적인 현장 대응의 적정성과 각급 지휘관과 근무자들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등도 빠짐없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 독립적인 특별기구를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윤 청장은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관계 기관들의 유기적인 대응에 대해서도 부족한 점이 없었는지 원점에서부터 면밀히 살펴보고 구조적인 문제점을 찾아내겠다”며 “향후 범정부차원의 재발방지 논의에 적극 참여해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경찰이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찰은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이태원 현장에 예년 수준인 137명의 경력을 투입했다. 하지만 투입 인력 대부분이 마약범죄·성범죄 단속 등 치안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전 관리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 청장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경찰의 부실 대비, 대응 지적에 대해 “통상 핼러윈 데이는 10월 마지막 날을 기준으로 용산을 포함해 서울 지역에서는 홍대와 강남 등 다수 장소에서 진행됐다”며 “예년에는 관할 지구대·파출소 경찰서 위주로 대응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코로나19 기간에는 방역 차원에서 경비 인력을 투입해 대비한 것이 사실이다. 그 이전인 17~19년도를 봤을 때는 관할서 자체 인력으로만 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되면서 다수 인원이 이태원에 집결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코로나19 이전에 대비해 나름 투입한 인원이 137명이었다는 게 윤 청장의 설명이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2017년 30명, 2018년 37명, 2019년 39명, 2020년 38명, 2021년 85명을 투입했다.

윤 청장은 ‘사퇴 의사가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선 현 상황에서 일단 현안 해결과 사고 수습·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며 “경찰청장으로서는 그 부분들을 중점으로 두고 먼저 생각해야 된다. 그 결과가 나오면 어느 시점에 됐건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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