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한국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대응 역량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미래 신·변종 감염병 대응에서도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28일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장관급 회의가 열린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제사회에서 글로벌 위상은 자체 판단하긴 어렵지만 이미 해외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코로나19 위기 관련 평가에서 한국이 감염병 대응 역량을 굉장히 높게 평가받았다. 또 블룸버그에서 코로나19 회복력 평가 또한 1위를 받을 정도로 외국에서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역량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 감염병 대응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백 청장은 “이번 회의에서 정부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국제 보건역량 강화를 위해 한국이 기여하겠다는 것”이라면서 “GHSA 서울 조정사무소를 설치함으로써 GHSA를 지원하고 국가 간 기술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미래 팬데믹 위기 대비를 위한 국제적 역량 강화에 한국이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다음 팬데믹 대비를 위해서는 전세계가 같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국제공조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 과정에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국제적 감염병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이번 회의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부족했던 점을 짚어보고 미래 감염병 대응 역량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백 청장은 “2015년 GHSA 장관급 회의 당시 감염병 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적 연대와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국가적 대비 역량을 확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부족했던 점이 많이 보였다”면서 “한계점 보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당시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상황에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기존 행동패키지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점이 드러나 앞으로 보완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번 팬데믹을 겪고 난 뒤 재정 확보, 법률 제정 등에 있어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 청장은 “1918년 스페인 독감 팬데믹 이후 10년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팬데믹이 발생해왔다. 최근 기후변화, 환경 파괴, 도시화 등 영향으로 팬데믹의 위험은 점차 커지고 주기도 점점 짧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미래 팬데믹 대응 역량을 키우기 위해 병상 등 의료체계 전반에 관해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GHSA 장관급 회의 2일차인 오는 29일엔 신종 감염병 대비 모의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종 감염병 대비 모의훈련은 가상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신종 감염병 발생 및 전파에 대응하는 도상 훈련이다.
이형민 질병청 신종감염병대응과장은 “넥스트 팬데믹에 대비해 가상의 질병을 가정하고 이로 인한 대유행이 발생한 상황에서 국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상을 하고 있다”면서 “감시와 조기진단, 진단체계를 각 국가별로 어떻게 갖춰야 하는지, 백신 개발 전 사회적 거리두기 등 비약물적 조치가 유효하게 작동할 수 있는지 논의하고, 치료제·백신 공동개발과 각 국가들에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등을 토의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