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그룹 세금사기 유죄…‘대권 도전’ 트럼프 입지 흔들

트럼프그룹 세금사기 유죄…‘대권 도전’ 트럼프 입지 흔들

최대 160만 달러 벌금
트럼프 “정치적 마녀 사냥” 항소 계획

기사승인 2022-12-07 09:13:23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이 부동산 금융사기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기소되거나 재판을 받지 않았지만 최근 대권 재도전을 선언한 그에게 적잖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압승(레드웨이브)을 거두지 못한 데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적잖은 가운데 나온 유죄 평결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6일(현지시각) 로이터·AP·CNN·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시 맨해튼에 위치한 뉴욕주 지방법원에서 배심원단은 트럼프그룹의 2개 사업체에 제기된 형법상 세금사기와 기업문서 조작 등 17개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인정했다. 

트럼프그룹은 ‘트럼프의 회계사’로 불린 앨런 와이셀버그 등 특정 임원들에게 회사 자금으로 아파트 임차료, 자동차 리스 비용과 개인 비용 등을 지급하면서 세무 당국을 속인 혐의를 받는다. 이번 사건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은 기소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트럼프그룹은 최대 160만달러(21억여원)의 벌금을 내게 된다. 와이셀버그는 176만달러의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는 등 15건의 중범죄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에 협력한 대가로 5개월 이하의 징역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내년 1월13일 구체적인 벌금 액수와 형량을 정한다. 

맨해튼 지방검사 앨빈 브래그는 “탐욕과 부정행위에 관한 사건”이라며 “트럼프그룹은 고위 임원에 호화로운 특혜와 보상을 제공하면서 세금 납부를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숨겼다. 오늘 평결은 장기간에 걸친 그룹 차원의 범죄를 책임지게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그룹은 항소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그룹 측 변호사는 세금사기를 와이센버그의 개인 일탈로 규정하면서 “이러한 사실(개인 행위)을 전혀 모르는 회사가 기소된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법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법원 판결에 실망했다”며 “전례 없는 사건이자 정치적 마녀 사냥”이라고 비판했다. 

호텔·골프장 등을 운영하는 트럼프그룹의 규모에 비춰보면 160억달러의 벌금이 큰 금액은 아닐 수 있지만 오는 2024년 대선 재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선 부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장담했던 공화당의 빨간 물결과 트럼프 효과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면서 책임론이 불거진 상황이다. 

더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주 검찰총장 겸 법무부 장관이 제기한 금융·보험·세금사기 의혹에 관한 민사소송과 각종 형사 수사에도 직면한 상태다. 그가 백악관을 떠나며 대통령 기록물과 기록문서들을 사적으로 가져갔다는 의혹 등에도 수사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고, 폭도들의 의회 난입을 선동한 혐의에 대한 조사도 대선 후보 입장에선 큰 리스크다. 

AP통신은 “트럼프 개인은 기소되지 않았지만 이번 평결은 재선 도전을 시작한 그에게 또 다른 좌절을 줬다”고 보도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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