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시급 과제는 시스템반도체 투자와 인력양성 세분화”

“K반도체 시급 과제는 시스템반도체 투자와 인력양성 세분화”

기사승인 2022-12-13 17:11:16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 단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술패권시대의 중심, 한국 반도체산업의 미래조망' 정책포럼에서 '국내외 반도체 동향과 한국 반도체 산업의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한국 산업의 가장 밑바탕이 되고 씨앗이 되는 반도체기술 시장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일까.

K-반도체 산업은 10대 수출품목 가운데 3위까지 올라온 효자 품목이지만, 격화되는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아쉬운 상황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술패권시대의 중심, 한국 반도체산업의 미래 조망 정책 포럼’발제에 나선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은 “62%를 넘는 성장률을 보이는 아시아태평양 반도체시장을 견제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기술 투자에 나서고 있는 미국과 유럽 사이에서 한국의 반도체 위상은 더 이상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속성장을 이뤄온 한국 DRAM 분야의 경우 2025년부터 주도권이 급락하기 시작해 2030년 이후 미국에 패권을 내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의 글로벌 반도체 점유율은 22%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인 반면, 반도체 칩을 구현하는 하드웨어 소자의 설계와 판매를 담당하는 팹리스 부문은 1%로 세계 4위에 그치고 있다.

생산분야에 국한된 반도체기술의 주도권을 설계, 조립, 판매, 소재, 재료 등으로 확대하는 것이 한국 반도체 시장의 반등을 이끌 단초가 될 전망이다.

김 단장은 “대만은 AI반도체 제조공정과 칩 시스템 R&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중국은 반도체 자립을 위한 14차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는 등 미래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세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며 “한국의 반도체지원법이 하루빨리 통과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30년 세계 최고의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반도체 연구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지만 반도체 R&D분야의 투자비율은 글로벌 수준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한국 각 부처의 반도체 분야 투자액은 7270억원에 달하지만, 글로벌 매출 대비 R&D 투지비율을 살펴보면 미국이 16.9%, 중국이 12.7%, 일본이 11.5%인 반면 한국은 8.1%에 불과한 실정이다.

반도체 수출이 20% 이상을 차지함에도 국내 반도체 투자에는 타 반도체 주도 국가 대비 인색한 편으로,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해당 산업분야에 재투자하는 등의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단장의 입장이다.

한국의 성공적인 반도체기술 발전을 위해 김 단장은 팹리스 점유율 확대와 메모리 초격자 확보, 파운드리 미세화 기술 고도화, 패키지 기술 고도화, 반도체 인력 양성 전략 등 5개 과제를 제시했다.

이윤식 울산과학기술원 교수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술패권시대의 중심, 한국 반도체산업의 미래조망' 정책포럼에서 '국내외 반도체 산업 생태계와 K-시스템반도체 발전 제안'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두번째 발전에 나선 이윤식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경쟁력이 취약한 시스템반도체 발전방안과 세분화된 반도체 기술 인력 양성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설계, 제조, 패키지, 테스트 4공정으로 나뉘는 반도체가치사슬 가운데 설계 부문 팹리스 기업의 부가가치는 53%로 확대되며 그 가운데 미국이 절반가량을 가져갔고 한국은 그 뒤를 잇고 있다.

제조 부문 파운드리의 경우 삼성 참여하며 세계 2위로 올라 매출 규모가 확대됐다는 점이 괄목할 만한 상황으로, 팹리스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대기업의 자본이 투입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는 “다품종 생산품목으로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절대강자가 없는 구조인 시스템반도체의 시장점유율은 3%에 불과한 상황에서, 10년간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현 상황의 타개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정부와 업계가 함께 인력, 기술, 인프라, 융합 생태계 만들어 다시 한국 구조에 맞게끔 확장시키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가운데 가장 시급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 인력 양성 문제로, 일률적인 양성 시스템에서 탈피해 각 공정에 맞춘 세분화한 목표지향적 인력 교육과 함께 실무교육에 투입되는 교재와 실습툴 역시 빠른 정비가 필요하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정순영 기자 binia9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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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nia9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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