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준 “‘커넥트’ 세계 끝판왕 되고 싶다” [쿠키인터뷰]

김혜준 “‘커넥트’ 세계 끝판왕 되고 싶다”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2-12-19 15:50:07
디즈니+ ‘커넥트’에서 최이랑을 연기한 배우 김혜준.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기사에 ‘커넥트’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말간 얼굴이 상상력을 자극해서일까. 아빠의 외도로 배다른 동생이 생긴 여고생(영화 ‘미성년’), 임신한 척 아버지를 속이고 갓난아기를 훔치는 조선의 중전(넷플릭스 ‘킹덤’ 시리즈), 사고사로 위장해 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JTBC ‘구경이’) 등 배우 김혜준은 비밀을 감춘 캐릭터와 유독 자주 연을 맺었다. 지난 7일 공개된 디즈니+ ‘커넥트’ 속 최이랑(김혜준)도 그 중 하나다. 얼핏 과격하고 막무가내로 보이지만, 실은 반전의 열쇠를 쥐고 있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혜준은 “신인류라는 소재와 독특한 캐릭터에 끌렸다”고 말했다.

이랑은 커넥트라 불리는 신인류다. 신체를 절단하고 내장을 꺼내도 죽지 않는다. 몸에서 촉수가 뻗어 나와 벌어진 상처를 봉합한다. 소설가 지망생 행세를 하며 또 다른 커넥트 하동수(정해인) 곁을 맴돌던 그는 정체를 드러낸 뒤 이렇게 말한다. “세상이 우릴 받아들일 수 없다면 바꿔야 해. 우리는 세상을 전복시키고 지배해야 한다고.” 말괄량이 조력자였던 이랑은 그렇게 최종 빌런이 될 가능성을 예고한다.

“이랑이 능력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동수와 달라요. 동수는 능력을 감추지만 이랑은 그렇지 않죠. 자기를 배척하거나 몸을 탐내는 인간들을 맞닥뜨리면서 분노가 커졌을 테고 그것이 ‘너희를 혼내주겠다’는 야망으로 표출됐다고 봤어요. 반면 누군가 자길 알아봐 주길 바랐을 거예요. ‘네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도 안 된다’는 최 형사(김뢰하) 말에 마음이 변한 이유도 그 외로움 때문이겠죠. 촬영하면서도 울컥했어요.”

‘커넥트’ 속 김혜준.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메가폰을 잡은 일본 호러 거장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김혜준에게 “이랑은 ‘펑크 가와이’(반항적이고 귀여운)”라고 설명했다. 김혜준은 감독이 준 힌트를 토대로 이랑을 꾸몄다. 태어나 처음 머리카락을 탈색하고 옷장을 뒤져 이랑스러운 옷을 골랐다. “사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려 애쓰지만 결국 튀는 스타일”이란다. 죽지 않는 소녀는 손끝이 늘 붉다. 김혜준은 “커넥트는 피가 잘 돌 것 같았다. 혈색 좋은 느낌을 주려고 빨간 펜으로 손끝을 칠한 뒤 살짝 지워 붉은 피부를 연출했다”고 귀띔했다.

별나고 특이한 캐릭터를 천연덕스럽게 표현하며 세 번이나 신인상을 거머쥔 김혜준은 의외로 “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쉬는 날엔 집에서 뒹굴고 “음악은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라며 웃는 얼굴이 과연 또래 청년과 비슷했다. “내년엔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하고 싶다”는 28세 배우는 ‘좋은 사람이어야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은 대단치 않다.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도덕을 지키며 제 할 일을 하는 사람.” 2015년 웹드라마 ‘대세는 백합’으로 연기에 발을 디뎌 어느새 8년 차 배우가 된 김혜준은 자기 미래를 이렇게 꿈꿨다.

“한동안 고민이 많았어요. 주로 20대 초반인 배역을 맡아서 ‘나이 들어서도 계속 연기할 수 있을까’ 같은 터무니없는 걱정을 했죠. 그럴 땐 여자 선배들을 보며 용기를 얻었어요. 손예진 선배, 김태리 선배, 한효주 선배처럼 나이와 상관없이 멋지고 주체적인 캐릭터들을 보여주신 분들을요. 올해 많이 쉬었으니 내년엔 ‘열일’하려고요. ‘커넥트’ 시즌2요? 아직 들은 얘기는 없지만… 악당이든 영웅이든, 이랑이 ‘끝판왕’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