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유가족 오열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는데…사과도 싫다”

이태원 유가족 오열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는데…사과도 싫다”

“경찰 이렇게 많은데 그날은 왜 하나도 없었나”
국회 국정조사 특위 현장 방문...진상규명 촉구

기사승인 2022-12-21 12:21:38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2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파출소 앞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만나고 있다.   사진=안소현 기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들을 향해 진상규명을 해달라고 절규했다.

국조특위 위원들은 2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을 방문해 현장조사를 시행했다. 참사 현장을 둘러본 이들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파출소로 이동해 임현규 용산경찰서장 등과 대화했다. 이태원파출소 안으로는 의원들과 전문가들만 들어갈 수 있어 잠시 유가족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은 당시 상황에 대한 질의를 이어가며 참사 현장을 자세히 살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2 운영지원팀장인 정현욱 경감에게 “이태원 파출소에서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돼 인원이 몰릴 것 같아 안전사고가 우려되는데 기동대가 보충되면 좋겠다는 것을 요청했다고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국회 나와서 말했다”며 “들은 적이 있냐”고 질문했다.

정 경감은 “교통 기동대가 오면 인파 관리에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검토를) 하라고 답했다”고 답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도 정 경감에게 “112 상황관리 운영지원팀장(정 경감)이 평소 112 무전망을 듣느냐”고 묻자 정 경감은 “안 듣는다. 지역 경찰 관리 송병주 실장이 듣는다”고 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도 “당일 오후 6시 30분쯤 이미 이상한 조짐이 있었다”며 “3, 4번째 신고 당시 어느 시점에 나간 건지를 기억 못 하느냐”고 질의하기도 했다.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파출소 앞에서 유가족 A씨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안소현 기자

약 1시간 정도의 질의가 끝난 후 국조특위 위원들은 이태원파출소 밖으로 나와 유가족과 마주쳤다.

유가족 A씨는 우상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제가 송파에 사는데 왜 우리 아이들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양주(병원)까지 뿔뿔이 헤쳐놓고 왜 그렇게 했는지 (의문이다)”라며 “미안한 행동을 해놓고 미안하단 말을 안 하는 건지, 여당도 야당도 다 싫다. 진실규명 분명히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이제 사과받는 것도 싫다. 아이들이 하루만이라도 살아올 수 있게끔 해주면 좋겠다”며 “이제야 진실규명은 웃긴 것 아닌가. 유족들 장례 치르느라 정신없었고 한 달 넘으니까 겨우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사람 두 번씩 죽인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오지 않는데 아이들이 없는 자리에 밥상 놓고 아침저녁으로 물 떠놓고, (유가족이) 살 수 있을 것 같으냐”고 울먹였다.

이어 “오늘 보니 경찰들 이렇게 많다. 그런데 왜 그날은 6시 30분부터 아이들이 살려달라고 아우성치고 울고불고했는데 왜 하나도 없었느냐”며 “무엇을 감추고 싶어 지금까지 한 마디 미안하단 말도 안 하느냐.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고 분노했다.

해당 발언을 들은 우상호 전 비대위원장은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국조특위 위원들은 오후 서울경찰청, 서울시청 등을 방문해 현장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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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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