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뮤지컬 업계는 티켓 판매액 4000억원(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찍었다. 제작사들이 내년 ‘오페라의 유령’ ‘레 미레라블’ ‘베토벤’ 등 대작 뮤지컬을 연달아 선보여 한국 뮤지컬 전성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연제작사 에스앤코는 내년 3월부터 부산 드림씨어터와 서울 샤롯데씨어터에 ‘오페라의 유령’을 올린다.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인 ‘오페라의 유령’이 한국어로 공연되는 건 무려 13년 만이다.
캐스팅이 화려하다. 배우 조승우, 최재림, 전동석과 JTBC ‘팬텀싱어2’ 준우승한 김주택이 주인공 팬텀을 맡았다. 그와 사랑에 빠지는 크리스틴은 신인배우 손지수와 팝페라 가수 송은혜가 번갈아 연기한다. 크리스틴의 첫사랑이자 팬텀과 대립하는 라울 역엔 송원근과 황건하가 낙점됐다.
‘레미제라블’도 8년 만에 돌아온다. 내년 10월부터 부산, 서울, 대구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이 작품은 1985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이후 40여년 간 53개국에서 22개 언어로 번역됐다.
한국에선 2012년과 2015년 라이선스 공연으로 관객과 만났다. 공연 관계자는 “‘레미제라블’은 오디션만으로 배우를 선발한다”며 “이번에도 대한민국 뮤지컬 역사상 유례없을 정도로 많은 지원자가 참가했다”고 귀띔했다.
창작 뮤지컬 라인업도 풍성하다.
첫 주자는 내년 1월 개막하는 ‘베토벤’이다. 뮤지컬 ‘엘리자벳’ ‘모차르트!’ ‘레베카’ 등을 탄생시킨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의 신작으로, EMK뮤지컬컴퍼니가 제작한다. 배우 박효신·박은태·카이가 루드비히 반 베토벤으로, 옥주현·조정은·윤공주가 그의 연인 안토니 브렌타노 역으로 발탁됐다.
신시컴퍼니는 내년 9월 ‘시스터즈’를 내놓는다. 1920년부터 1970년대 한국에서 활약한 걸그룹들의 명곡을 담은 주크박스 뮤지컬로, 음악감독 박칼린이 연출을 맡았다. 저고리 시스터즈, 은방울 자매, 코리안 키튼즈, 바니걸스, 희자매 등 역사 속 걸그룹을 무대 위로 소환한다.
일본 명작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를 재해석한 동명 뮤지컬도 내년 12월 초연된다. EMK뮤지컬컴퍼니의 여섯 번째 창작 뮤지컬이다. 프랑스 혁명을 지켜보는 두 청년 오스칼과 앙드레의 성장과 사랑을 다룬다. 왕용범과 이성준이 각각 극작 및 연출, 작곡 및 음악감독을 맡았다.
이밖에 옥주현·신영숙·차지연 등 뮤지컬계 디바들이 거쳐간 ‘레베카’가 내년 8월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시카고’ 내한공연, 전설적인 팝 그룹 아바의 명곡으로 꾸린 ‘맘마미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긴 ‘엔딩노트’도 개막한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