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다른 박효신·박은태·카이, ‘베토벤’ 3번 보세요”

“매력 다른 박효신·박은태·카이, ‘베토벤’ 3번 보세요”

기사승인 2023-01-19 17:49:28
뮤지컬 ‘베토벤’ 공연 장면. 배우 박은태. EMK뮤지컬컴퍼니

“베토벤을 맡은 세 배우 모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캐릭터에 맞췄습니다.” (김문정 음악감독)
“저와 카이, 박효신이 각기 다른 느낌으로 베토벤을 연기합니다. 공연을 세 번 보시는 건 어떨까요.” (배우 박은태)

독일 음악의 성자 루드비히 반 베토벤이 뮤지컬로 되살아났다. 지난 1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 ‘베토벤’을 통해서다. 19일 프레스콜에서 만난 배우들은 “베토벤이 불멸의 사랑을 만나 변화하는 과정에 집중해달라”고 말했다.

‘베토벤’은 베토벤이 40대 초반이던 1810년과 1812년 사이 이야기를 다룬다. 이 시기 베토벤은 청력을 완전히 잃었으나 창작열을 불태웠다. 작품은 베토벤 유품인 편지에서 출발했다. 베토벤이 불멸의 연인에게 적은 편지로, 수신인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극작가 미하엘 쿤체는 베토벤이 연서를 쓴 시기와 당시 머무른 장소 등을 고려해 안토니 브렌타노를 불멸의 연인으로 설정했다.

‘베토벤’ 공연 장면. 배우 카이. EMK뮤지컬컴퍼니

지난해 뮤지컬 ‘웃는 남자’를 성황으로 이끈 배우 박효신·박은태와 성악을 전공한 배우 카이가 베토벤을 맡는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세 배우 모두 연습실에서부터 외형은 물론, 성격과 말투까지 캐릭터에 완벽하게 맞췄다”고 귀띔했다. 김 감독은 “박효신은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베토벤의 절규와 절절한 사랑을 드러낸다. 박은태는 미성과 섬세한 감정 연기가 돋보인다. 클래식(성악)을 전공한 카이는 베토벤의 선율을 정통으로 표현한다”고 칭찬했다. 박은태도 “배우마다 느낌이 다르다”며 “(각 배우로) 공연을 세 번 보시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뮤지컬 ‘모차르트!’에 이어 또 한 번 실존 음악가를 연기하는 박은태는 “모차르트가 자유롭게 살았다면, 베토벤은 고뇌와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이다. 그 차이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성악과 박사 학위를 따 ‘카박사’로도 불리는 카이는 “베토벤 음악은 완벽에 가깝기에 뭔가를 더하지 않고, 만들어진 상태 그대로를 가만히 지켜보는 심정으로 노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에 사용된 노래 30여곡 모두 베토벤이 쓴 음악을 토대로 작곡했다. 작곡가 실베스타 르베이의 솜씨다.

‘베토벤’ 공연 장면. EMK뮤지컬컴퍼니

불멸의 연인 안토니 브렌타노는 옥주현·조정은·윤공주가 번갈아 연기한다. 세 사람은 “정답은 없고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고 입을 모았다. 베토벤과 안토니의 관계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서다. 조정은은 “실제 이야기지만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내용이라 까다로웠다. 베토벤과 토니가 왜 그렇게 강렬하게 끌렸는지 호기심이 컸다”고 했다. 옥주현은 모성애에서 실마리를 찾았다고 말했다. “안토니는 원치 않는 상대와 결혼해 사랑이라곤 모성애가 가장 컸을 것이다. 반면 베토벤은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했다. 둘 사이가 모성애에서 출발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는 설명이다.

작품은 개발 단계부터 관심 받았으나 개막 후 관객 사이에선 호불호가 갈리는 분위기다. 음악보다 사랑에 집중한 데다, 안토니가 결혼한 상태에서 베토벤을 만났다는 점이 반발심을 불렀다. 이단비 대본 수퍼바이저는 “한 음악가가 청력을 잃어가면서도 위대한 작품을 만들 수 있던 이유는 결국 사랑이다. 베토벤이 절망과 고통 속에서 위대한 음악을 탄생시킨 과정을 보며 관객도 위안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공주는 “호불호를 호로 만들어야 하는 숙제가 힘들지만 재밌다”라며 “오늘보다 내일, 내일보다 마지막이 더 기대되는 공연”이라고 자신했다. 공연은 오는 3월26일까지 이어진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