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대표적인 예가 '윤안연대'라는 마치 윤석열 대통령과 자신이 동급이라는 듯한 표현이라며 안 후보가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 시장은 안 후보에게 전당대회 출마를 당에 뿌리를 내리는 과정으로 여겨야지 윤석열 대통령과 맞서 당권을 쟁취하는 과정으로 여긴다면 큰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차기를 꿈꾸는 안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당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갈 것이 분명하다며 그 경우 자신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며 이는 당 분란으로 이어진다며 안 후보를 밀어냈다.
홍 시장은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대통령실이 안철수 후보를 정면 겨냥한 배경을 나름 풀이했다.
그는 "역대 대통령은 여의도에 정치적 기반이 있었지만 윤 대통령은 정치경력이 짧아 여의도에 정치적 기반이 없다"며 "그래서 윤 대통령측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하여 여의도에 정치적 기반을 갖고 싶어 하는데 그게 여의치 않으니 짜증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태인데 "안철수 후보가 윤안 연대를 거론한 건 역린(逆鱗)을 건드린 커다란 착각이었다"고 안 후보를 질책했다. (이하 생략·뉴스1)
□ 거스르는(逆) 비늘(鱗), 즉 ‘비늘을 거스르는 행위’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 한비(한비자·BC 280?~BC 233)의 ‘세난(說難編)’에서 유래된 말이다. 용의 턱 아래 비늘을 건드리면 용이 크게 노하여 건드린 사람을 죽인다고하는데 이 건드리는 행위가 ‘逆鱗’이다. 왕조시대나 쓸 법한 단어다.
집권당 ‘국민의 힘’ 당 대표 경선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건드렸다며 ‘역린’이라는 얘기가 쏟아져 나온다. 이번엔 안철수 후보가 역린의 표적이 됐다. 이미 나경원 전 의원이 ‘윤심’에 대한 역린으로 스스로 꼬리를 내리면서 모양새가 우습게 됐다. 왕조시대라면 목숨 부지가 힘든 대역죄가 역린다.
그럼에도 신하가 과감히 간언(諫言=임금에게 옳지 못하거나 잘못된 일을 고치도록 하는 말)하여 임금의 위엄을 범하는 것을 비린(批鱗)이라 했다. ‘批’는 ‘치다’ ‘밀치다’를 뜻한다.
안철수·나경원 전 의원이 비린의 마음으로 당 대표 출마를 도모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무슨 왕정 시대 개념의 역린이고 비린이 있을 수 있을까.
현대 사회에선 ‘국민의 지배(demokratia)’를 거스르는 것이 ‘逆鱗’일 뿐이다.
逆 거스를 역
鱗 비늘 린
批 칠 비
鱗 비늘 린
전정희 편집위원 laka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