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진보당 제주도당에 따르면 국정원과 경찰은 이날 오전 9시15분 제주시 이도일동 도당 사무실에서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 A씨를 국가보안법 혐의로 연행했다. 진보당 도당 측은 “이날 도당 사무실 이사를 하던 중 국정원과 경찰 관계자 10여명이 찾아 왔다”며 “당 관계자들과 1시간가량 대치하다 A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정원은 오전 8시15분 제주국제공항에서 같은 혐의로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 B씨을 체포했다.
국정원은 지난해 11월과 12월 이들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을 확보했다.
A씨와 B씨는 제주를 중심으로 결성된 반정부 단체 ‘ㅎㄱㅎ’ 조직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ㅎㄱㅎ’는 ‘한길회’의 초성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정확한 뜻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은 2019년 2월 제주에서 북한 영화 상영식을 열고 북한 영화 ‘우리집 이야기’를 상영하는 등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사상교육을 한 혐의도 받는다.
제주 33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으로 구성된 공안탄압 저지 및 민주수호 제주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는 진보단체 등을 공안몰이의 표적으로 삼아 마녀사냥하듯 불법적으로 피의사실을 공표하며 여론재판을 벌이고 있다”며 “이는 있지도 않은 간첩을 만드는 인권 유린의 만행이다. 더욱 노골화된 공안 탄압에 맞서 범도민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