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와 국채가격이 모두 압박받았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97.10p(2.06%) 하락한 3만3129.59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1.75p(2.00%) 내린 3997.34, 나스닥지수는 294.97p(2.50%) 떨어진 1만1492.30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음날 나오는 1월31일~2월1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투심이 약화했다. 매파적인 FOMC 의사록이 나올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다.
시장에는 연준이 3월 FOMC에서 빅스텝(0.50%p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이 늘고 있다. 최근 연준의 고위 인사들은 잇달아 3월 0.50%p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론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FF)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5.00~5.25%로 50bp 올릴 확률을 24.0%로 봤다. 전거래일까지 빅스텝을 전망한 비율은 18.1%였다.
이날 공개된 경제지표도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S&P 글로벌이 발표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이달 50.2로 전달 46.8보다 상승해 확장세로 돌아섰다. PMI는 50 이상일 때 경기 확장, 50 미만일 때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연준이 더 오랫동안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4.7%까지 올랐고 벤치마크 금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3.9%까지 뛰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다.
소매 기업들이 내놓은 실적가이던스도 이날 하락장을 부추겼다.
홈디포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하회한데다 올해 시장 예상을 밑도는 가이던스를 내놨다. 주가는 7.10% 하락했다. 덩달아 다음주 실적 발표를 앞둔 주택 리모델링 관련 소매업체 로우스 주가도 1.12% 내렸다.
월마트는 실망스러운 실적 전망에도 지난 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웃돌아 주가는 0.59% 상승했다.
기술주는 약세를 보였다. 테슬라(-5.24%) 엔비디아(-3.42%) 아마존(-2.67%)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2.71%) 등 주가는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 중단 기대를 지우면서 경계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BMO 패밀리 오피스에 캐롤 슐리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로이터에 “(시장은 금리 인상에 대해) 연준이 더 오래, 더 높게 할 수 있다는 게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LPL파이낸셜의 제프리 부치바인더 전략가 등은 보고서를 통해 “3월 회의에서 0.5%p 인상 가능성이 약간 더 높아졌다”면서 “시장이 Fed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