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청년 최고위원 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당 윤리위원회 징계로 인해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게 됐다.
이번 전당대회는 당에 마음을 돌렸던 2030 지지층을 끌어올 수 있는 이벤트다. 특히 젊은 세대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는 청년 최고위원 자리에는 시선이 집중된다.
이 자리에 이기인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후보는 성남시의원 출신이자 현재 경기도의원으로 재직 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정조준한 ‘이재명 저격수’로도 알려져 있다.
22일 쿠키뉴스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안 카페에서 이 후보를 만났다. 합동연설회 등 전당대회 일정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 후보는 자신이 가진 비전에 대해 열성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 후보는 “대학생 시절 총학생회, 응원단장 등을 거치며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에 대해 생각해 왔다”며 “국가를 위해 봉사하면서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연결고리가 정치라고 생각하게 됐고 만 29세에 지방의원으로 출마하게 됐다”고 정치권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를 소개했다.
1984년생인 이 후보는 일반 최고위원이 아닌 청년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천아용인’에서 진용을 짜다 보니 청년 최고위원에 저희의 가치를 공유하는 후보가 없다고 느껴 결정했다”며 “저는 국회의원 보좌진도 겪었고 기초의원을 하는 등 ‘청년정치의 성장형 모델’이라고 생각해 이를 제도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 출마했다”고 밝혔다.
‘친이준석계’라고 분류되는 만큼 이 전 대표와 관계는 오래됐다고도 전했다. 이 후보는 “바른정당 시절부터 알게 됐고 구체적으로는 바른미래당에서 이 전 대표가 최고위원 활동, 저는 혁신위원회 활동을 하며 당의 부당한 것에 대해 같이 목소리를 내는 것을 공유하다가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당대회가 이 전 대표의 징계와도 맞물려 있다고 했다. 그는 “애초에 열리지 말았어야 하는 전당대회”라며 “잘하고 있는 지도부를 끌어내려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억지로 지도부를 만들어야 하는 건 당정관계 설정에서 나아가 당의 존폐까지 살피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년세대의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윤핵관 일색으로 점쳐지는, 사실상 강성 유튜버들이 좋아할 만한 ‘슈퍼챗 지도부’를 만들 것인지 우리 당의 새로운 지지층인 2030의 민심을 복원할 수 있는 중도층 지도부가 뽑히는 선거로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청년의 마음을 돌리는 게 중요한 만큼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 후보와는 차별점을 두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 후보는 “장 후보는 누군가와의 친분을 과시하거나 대통령의 의중이 본인한테 있다고 하는 등 같은 말을 반복한다”며 “저는 지방의원이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각 권역에서 시·도민들이 앓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지역 공약이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저는 누군가에게 빚이 없는, 스스로의 실력으로 큰 정치인”이라며 “윤핵관의 이해관계에 얽혀 있지 않은, 쓴소리를 할 수 있다. ‘당정일체’, ‘당정분리’보다 ‘당정조화’가 중요하기에 바른 소리도 하면서 정부를 전폭 지원하는 자유로운 지도부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공천 심의위원회’ 설치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수도권 민심을 잘 아는 공천관리위원회가 꾸려져 좋은 후보를 선출하자는 취지”라며 “당심도 민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 권역별로 별도 지역별 공약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대표로 천하람 후보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 후보는 “2030의 유의미한 지지가 없으면 사실상 총선에서 패배 요인으로 작용할 거라는 생각이 있다”며 “천 후보가 민심 1등이라는 여론조사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통령의 의중을 팔아 정치하는 사람들은 대통령을 소계파의 우두머리쯤으로 전락시키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이게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국민과 당원이 천 후보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저격수’로 알려졌을 때의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이긴 전쟁보다 더러운 평화가 낫다”라고 발언한 것이 ‘매국노’로 알려진 이완용의 발언과 맥락이 비슷하다며 저격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 후보는 “이완용과 이재명, 성남지역의 민주당 출신 정치인들의 공통점은 지역 연고도 있지만 무고한 시민을 자신의 이익에 이용했다는 점”이라고 운을 띄웠다.
그는 “제 표현이 서투른 것은 인정하지만 민주당식 억지는 결코 납득하지 않겠다”며 “저는 성남시로부터 수백, 수천 건의 수의계약을 받은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성남 FC 부정 선거인단 모집, 대장동 비리 등과 맞서 싸워왔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그에게 ‘정치’는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라고 정의했다. 저조한 출생률, 노령화 같은 세대가 겪는 문제가 시대적 문제이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정치의 기능이라는 것이다.
이 후보는 “제가 겪은 정치는 거창한 담론보다 주민이 하루를 시작하면서 집 밖에서 맞닥뜨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가장 큰 숙제”라며 “작은 돌부리부터 사회보장제도 문제 같은, 국민이 살아갈 수 있는 시대를 만드는 게 정치의 목표라고 생각해 이를 이루려 한다”고 포부를 전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