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전공의 ‘주 102시간 근무’… 인력난 이유 있었다

흉부외과 전공의 ‘주 102시간 근무’… 인력난 이유 있었다

신현영, 전공의 과로방지법 발의

기사승인 2023-03-14 15:02:32
사진=박효상 기자

필수의료 과목 전공의(레지던트)의 근무시간이 주당 78여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인프라가 붕괴 위기에 놓인 가운데 그 원인으로 꼽히는 전공의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전공의협의회로부터 제출받은 ‘2022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전공의의 일주일 평균 근무시간은 77.7시간이었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11월16일부터 12월14일까지 전공의 19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과목별로 흉부외과가 102.1시간으로 근무시간이 가장 길었다. △외과 90.6시간 △신경외과 90시간 △안과 89.1시간 △인턴 87.8시간 △정형외과 86.8시간 △산부인과 84.7시간으로 다른 진료과들도 과중한 업무를 떠안고 있었다. 

주 102시간 근무는 주 5일일 경우 하루 20.4시간, 주 6일이어도 17시간 근무에 해당한다. 현행법상 전공의의 근무시간은 ‘4주 평균 주 80시간’을 넘기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16시간 이상 연속수련을 하게 될 경우 최소 10시간의 휴식시간을 보장하는 것도 원칙이다.

그러나 현장에선 이 조항이 유명무실했다. 16시간 이상 근무 후 10시간 이상의 휴식시간을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33.9%가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과목별로는 안과(66.9%), 정형외과(66.2%), 흉부외과(63.2%), 신경외과(54.8%), 성형외과(54.2%) 순이었다. 

하루 24시간을 꼬박 넘겨 밤샘 근무한 날이 ‘1주일에 3일 이상’이라고 답변한 전공의 비율도 16.2%나 됐다. 특히 흉부외과는 이 항목에서도 42.11%가 3일 이상 24시간 연속근무를 했다고 답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신경외과(29.03%), 인턴(26.90%), 비뇨의학과(26.09%), 외과(24.00%) 등도 상위권으로 나타났다.

현행 제도론 전공의의 업무과중과 과로를 막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전공의의 장시간 연속근무는 환자의 안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전공의의 근로환경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흉부외과, 외과 등 필수의료 과목의 경우 주 평균 근무시간, 휴식 보장 등 모든 항목에서 다른 과목보다 업무 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회가 팔을 걷고 나섰다. 전공의의 근무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신 의원은 현재 최대 36시간(응급상황 시 40시간)으로 설정된 전공의 연속 수련시간을 24시간(응급상황 시 30시간)으로 낮추는 내용의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개정안을 14일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12시간 수련 후 12시간 휴식, 또는 24시간 수련 후 24시간 휴식 등 별도 근무 기준이 적용되는 ‘수련시간 상한시설’을 응급실에서 응급실과 중환자실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신 의원은 “인력난으로 인해 외과 계열을 중심으로 전공의의 노동력에 의존하는 구조가 여전히 유지되고 전공의들의 초과 근무가 빈번한 상황”이라며 “강도 높은 업무로 수련 과정 중 중도 포기자가 많아지고 이로 인해 인력난이 심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를 끊기 위한 근본적인 수련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법안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환자의 안전과 의료기관의 올바른 근무환경 구축을 위해 전공의 수련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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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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