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내내 끌려가던 일본이 극적인 역전승으로 결승전 무대를 밟게 됐다.
일본 야구대표팀은 21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멕시코 야구대표팀과 4강전에서 6대 5로 승리했다.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한 일본은 오는 22일 오전 8시 미국과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결승전을 벌인다. 미국은 전날 열린 쿠바와 4강전에서 14대 2 대승을 거둔 바 있다. 일본은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우승을, 미국은 2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선취점은 멕시코가 뽑아냈다. 4회초 2사 후 로우디 텔레스(밀워키 브루어스)와 아이작 파레데스(탬파베이 레이스)가 일본 선발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를 상대로 연속 안타를 때려냈다.
이후 멕시코의 6번 타자 루이스 유리아스(밀워키 브루어스)는 사사키의 2구째 커터를 받아쳐 홈런을 만들었다. 멕시코는 3대 0으로 앞서갔다.
일본은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일본은 4회말 2사 1, 3루, 5회말 2사 만루, 6회말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멕시코 선발 투수 패트릭 산도발(LA 에인절스)과 2번째 투수 호세 우르퀴디(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일본 타자들을 막아냈다. 일본이 잘 때린 타구들은 계속 좌익수 랜디 아로자레나(탬파베이 레이스)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던 일본은 7회말 드디어 득점을 냈다.
2사 후 곤도 켄스케(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우전 안타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볼넷으로 만든 1, 2루 기회에서 4번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가 우월 3점 홈런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파울 타구로 보였지만 왼쪽 담장을 살짝 넘겼다. 요시다는 이 홈런으로 WBC 단일 대회 최다 타점 신기록(13점)까지 세웠다.
일본의 기쁨도 잠시 멕시코는 8회초 리드를 다시 잡았다. 1사 후 아로자레나의 우측 2루타로 출루하자 알렉스 버두고(보스턴 레드삭스)가 중견수 옆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려 균형을 깼다. 이어 조이 메네세스(워싱턴 내셔널스)의 좌전 적시타까지 더해 5대 3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8회말 1점을 내며 추격에 불을 지핀 일본은 9회말 대역전극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오타니가 멕시코의 마무리투수 지오반니 가예고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2루타를 때려냈다. 요시다가 볼넷을 얻어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타석에 나선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가 경기를 끝냈다. 실투를 놓치지 않고, 중견수 쪽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쳤다. 오타니에 이어 대주자 슈토 우쿄까지 홈을 밟으면서 일본이 승리했다. 이전 타석까지 타율이 2할이 넘지 않았던 무라카미는 4번 타자에서 5번 타자로 내려갔지만, 결정적인 순간 팀을 구해내는 한 방을 날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