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의 원거리 딜러 ‘구마유시’ 이민형이 시즌 막바지까지 경계심을 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민형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2라운드 디플러스 기아(DK)와의 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한 뒤 이같이 말했다.
T1은 17승 1패를 기록하며 정규리그를 1위로 마쳤다. 2위 젠지e스포츠(젠지)와 플레이오프(PO) 2라운드에 나란히 직행한 T1은 PO 1라운드 승리 팀 중 하나를 지목해 오는 25일 맞대결을 치른다. PO 1라운드에선 KT 롤스터(3위) 리브 샌드박스(리브 샌박·6위)가, DK(4위)와 한화생명e스포츠(한화생명·5위)가 PO 2라운드 진출을 놓고 벼랑승부를 펼친다.
이번 PO부터는 방식이 바뀐다. 2라운드에 진출한 팀들은 한 번 패하더라도 패자전에서 재기할 기회를 얻는다. 이에 대해 이민형은 “경기 수가 많아지는 것은 팬들 입장에선 긍정적”이라면서도 “우리가 한 번 이긴 상대와 다시 붙을 수 있다는 건 조금 귀찮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민형은 T1의 결승 진출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도, 타 팀들의 경쟁력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그는 “결승 상대로 처음엔 DK와 젠지를 예상했는데 최근 다른 팀들의 기세를 보면 KT나 한화생명도 충분히 결승에 올라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올 시즌 T1과 세트 스코어 3승 3패로 맞선 한화생명에 대해 “우리가 초반에 리드를 잡지만, 한타 때 뒤로 도는 플레이에 잘 대처하지 못해 힘들었다”면서 “우리 팀을 상대로 잘한다는 건 고점이 높다는 의미다. 5전 3승제인 PO에선 더욱 큰 힘을 발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특히 경계했다.
지난해 스프링 시즌을 전승 우승으로 마친 T1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단 1패만 기록하는 등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민형은 올해의 T1을 더욱 고평가했다.
그는 “작년 스프링은 잠재력이 터졌던 시즌이다. 어떻게 보면 운도 좋았다. 올해는 그간 다져온 실력으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더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전승 우승이 독이 됐다고 밝힌 바 있는 그는 “개인적으로 작년에 비해 방심하지 않고 시즌에 임하고 있다.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컨디션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올해를 길게 보고 나아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민형은 이를 위해 자기 체면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살다 보면 하기 싫은 것들이 있지 않나. 그래도 할 건 해야 한다”며 “솔로랭크도 열심히 하고 (길게 달리려면) 체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유산소도 빼먹지 않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T1이 결승에 진출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제대회인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무대를 밟는다. 당시 T1은 중국의 로열네버기브업(RNG)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이민형은 “당시 전승 우승을 하고 나태해지기도 했고, 많이 거만해서 (MSI에는) 아픈 기억이 있다”면서 “올해는 꾸준히 열심히 해서 MSI에서 잘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