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병원보다 낫죠” 질염 등 흔한 여성질환… 부담없이 집에서 ‘진단키트’로

“때론 병원보다 낫죠” 질염 등 흔한 여성질환… 부담없이 집에서 ‘진단키트’로

병원 검사 대비 저렴하게 이용
소변·분비물 채취로 간단한 진단
“내 상태 ‘미리보기’…정확한 진단은 병원에서”

기사승인 2023-04-06 06:00:21
쿠키뉴스 자료사진

임신을 계획 중인 최모씨(35세·여)는 다달이 사용하는 의료제품이 있다. 바로 ‘배란기 테스트기’다.  

배란기 테스트기는 자가검사키트로, 소변을 통해 배란 시기에 증가하는 황체형성호르몬(LH)의 양을 측정한다. 생리 주기가 불규칙한 여성의 경우 배란일을 짐작하기 어려워 이러한 키트나 주기 추적 어플들이 등장하는 추세다. 최씨 역시 임신 가능성을 높이고자 지난해 말부터 진단키트를 활용하고 있다. 

최씨는 “생리 날짜, 임상 가능성, 배란일을 이젠 집에서 간단하게 확인이 가능해 세상이 참 편해졌다고 느낀다”며 “노산이라 임신 확률이 높은 때를 알 수 있는 키트가 더 요긴하다”라고 말했다. 

대학생 정모씨(22세·여)의 경우 몇 년 전부터 질염을 앓고 있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생리가 끝날 때, 그리고 덥고 습한 여름철이 되면 가려움증이 생기고, 분비물이 나오는 증상이 재발하곤 한다. 

정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자주 걸리곤 했는데 매번 병원을 가는 게 꺼려졌고, ‘어린 애가 툭하면 산부인과를 찾는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이나 시선도 불편했다”면서 “질염 진단키트를 접한 이후론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국으로 가서 도움을 받는다”고 전했다. 

여성 질환, 부담 없이 간편하게 검사

여성을 대상으로 한 진단키트 시장이 다변화하고 있다. 기존 편의점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던 임신·배란 테스트기 외에도 구체적인 질환을 겨냥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한다. 

여성들은 대개 병원에서 진단을 받을 때 시간적·비용적 부담이 크다고 느낀다. 산부인과를 처음 방문하면 균 검사, 질 검사 등 기본 검사만 해도 진료비가 훌쩍 수만원대에 이른다.  

병원 정보 플랫폼 모두닥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산부인과, 비뇨기과 979곳의 질염 진단·치료 가격은 평균 17000원, 최대 51600원이다. 성병을 살피기 위한 분비물 검사는 보통 2~4만원으로 책정된다. 다양한 균을 확인하려면 비급여 검사비로 8만원 이상 든다. 

비용에 따른 부담과 더불어 검사 과정에선 환자가 불편한 자세를 취해야 할 때도 있다. 또 성병 가능성이 높은 경우라면 신상정보를 알려야 한다는 사실이 내키지 않는다. 

집에서 혼자 이용하는 자가검사키트는 이 같은 여러 짐을 한 번에 내려놓게 한다. 

시중에 유통 중인 제품 중엔 여성의 갱년기 여부를 10분 안에 확인할 수 키트가 있다. 소변 속 난포자극호르몬(FSH)의 농도를 측정해 빠른 진단이 가능하다. 해당 키트는 폐경 전후 각종 증상, 만성 질환에 대한 예방과 대응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와 성병을 유발하는 성매개 감염병(STD)을 진단하는 생리대 형태의 검사 키트도 있다. 질 분비물을 채취한 키트를 분석기관에 보내면 검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이밖에도 질염의 감염 미생물인 세균, 곰팡이균 같은 것을 한꺼번에 검사할 수 있는 키트, 방광염 여부를 예측하는 테스트기 등이 판매 중이며 혈액 한 방울로 유방암, 그리고 유방암 치료 후 재발·전이 가능성까지 확인 가능한 병원용 진단키트도 등장했다. 

어디까지나 조기검사용… 확실한 진단은 병원에서

편의점, 온라인, 약국 등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진단키트엔 공통적으로 적혀있는 문구가 있다.

‘음성 혹은 양성 결과가 반드시 질병 유무를 판단하지 않는다’, ‘의료 전문가에 의한 추가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확진검사법이 아닌 간이검사법이다’ 등의 내용이다. 

이는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와 마찬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는 증상이 의심될 때 미리 자신의 감염 여부를 예측해볼 수 있는 지표로, 결국 정확한 진단과 치료엔 의사의 진료가 필요하다. 더구나 자가검사키트는 사용자가 이용법을 얼마나 준수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엇갈릴 수 있다. 

한 약국 관계자는 “산부인과 등에서의 진료에 대해 ‘부끄럽다’, ‘비싸다’라는 인식이 있어서 그런지 여성 질환 관련 자가검사키트 제품이 다양하게 나온다”라며 “값이 나가는 제품은 온라인 비교 검색을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을 활용할 땐 검사 방법을 읽고 그대로 따라야 한다”면서 “결과가 양성이거나 애매한 경우 병원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또 “키트 결과는 ‘건강상태 미리보기’와 같은 것으로, 검사키트 구매 전에 증상 등을 약사에게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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