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을 추진 중인 가운데, 불안감 역시 고조되고 있다.
2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2호기의 사용 후 연료 수조에 있는 핵연료를 2025년 후반에 반출하기로 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오염수 방류 시에 사용하는 1030m 길이 터널 굴착 작업을 1017m까지 완료했다. 지난해 8월 시작한 설비 공사는 현재 최종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오염수 방류 전 물을 담아두는 수조를 관통하는 작업이다. 최종 작업은 오는 6월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日 “오염수 정화하면 방사성 물질 대부분 제거 가능”
앞서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에 있는 핵연료 615개를 2024~2026년 동안 꺼내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후쿠시마 제1원전 1~6호기 중 3~4호만 핵연료 반출을 마친 상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멜트다운(노심용융)이 발생한 시설은 1~3호기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폭발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지하수와 빗물 등이 유입돼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지진이나 쓰나미로 인한 냉각 정지에 대비해 2031년까지 후쿠시마 제1원전 핵연료를 모두 반출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여름부터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다핵종 제거설비(ALPS)로 정화 처리하면 세슘을 비롯한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이 제거된다고 밝혔다. 다만 삼중수소(트리튬)까지는 걸러지지 않는다. 일본 정부는 이를 자국 규제 기준의 40분의 1 가량으로 희석해 방류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사능이 환경에 미칠 영향 불확실해” 주변국·전문가 우려
우리나라와 중국을 비롯해 인접국과 태평양 도서국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방사성 핵종이 있는 곳에서 채집한 수산물을 섭취할 경우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 발생 위험이 커져서다. 오염수에 쌓인 방사성 핵종은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세기에 이를 정도로 반감기가 길다.
정부는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에 들어올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최근 합동 설명자료를 통해 “정보 공유를 포함해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환경단체에서도 일본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린피스는 16일 일본 정부가 다핵종 배출이 해양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본 내 여론도 좋지 않다. 일본원자력문화재단이 지난 4일 발표한 1200명 대상 여론조사에 따르면, 방류와 관련해 국민 이해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1.9%, 관계자 이해를 얻을 때까지 방류를 해선 안 된다는 응답이 42.3%로 집계됐다. 자국민 역시 오염수 방류에 대체로 부정적인 시각을 보인 셈이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설계에 참여한 일본 원전 전문가 고토 마사시는 지난 19일 국내서 열린 한 강연에서 “안전성 증명에 과학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게 문제”라며 “이 많은 방사능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실히 알 수 없는 데다 일단 방출된 건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어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