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호출 목적지 미표시, 업계도 '분분'…안착 실패 전망도

택시 호출 목적지 미표시, 업계도 '분분'…안착 실패 전망도

기사승인 2023-04-25 17:53:44
지난 2월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택시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택시 호출 플랫폼에 승객 목적지 표시를 전면 금지하도록 하는 법안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는 25일 택시 호출 플랫폼에 승객 목적지 표시를 금지하도록 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사했다. 지난해 2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승객 탑승 전 플랫폼 중개 운수종사자인 택시기사에게 도착지를 사전에 고지하지 못하도록 한 법안이다. 이를 어길 경우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목적지를 고지하지 않음으로 택시기사들의 이른바 ‘골라잡기’를 막겠다는 취지다.

소위에서는 목적지 표시 금지 관련 택시업계와 벤처업계 등의 각기 다른 입장차가 확인됐다. 택시업계에서는 의견이 합쳐지지 않았다. 노동조합, 지역에 따라 ‘전면미표시 찬성’ 또는 ‘전면미표시에 반대하지만 국회 의견에 따르겠다’ 등으로 의견이 나뉘었다. 법인택시 소속 기사들도 찬반이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벤처업계에서는 강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소위가 종료됐다. 추후 해당 법안에 대한 심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찬성 측은 목적지 미고지가 승객에게 더 편리하다는 입장이다. 택시기사들이 승객의 목적지를 보고 판단, 승객을 선별하기에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유료든 무료든 호출 상관없이 승객 편의를 위해 모두 도착지 미표시하는 것이 맞다”는 주장을 펼쳤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해당 법안이 모빌리티 벤처기업의 혁신과 창의성을 가로막는다고 주장했다. 혁신벤처단체협의회는 초단기 대여 렌터카 시스템을 표방했던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의 사례를 언급하며 비판에 나섰다. 타다는 소비자의 호응을 얻었으나 위법 콜택시라는 비판을 받았다. 국회는 지난 2020년 3월 이른바 ‘타다금지법’을 통과시켰다.

목적지 미표시가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는 비판도 인다. 앞서 티머니는 ‘S택시’와 ‘지브로’ 등의 택시 중개 플랫폼을 목적지 미표시 방식으로 운영했다. 그러나 기사들의 외면을 받으며 결국 시장 안착에 실패, 운영을 중단했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택시기사들의 플랫폼 이용이 줄어들면 소비자가 불편해질 수 있다”면서 “업계에서도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해 서비스가 활성화돼야 하는데 규제로 인해 신규 진출에 제약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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