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전문가 절반 이상이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 활용에 긍정적인 의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진단 보조’ 역할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의사 전용 지식 정보 공유 커뮤니티 플랫폼 인터엠디컴퍼니는 ‘챗GPT의 활용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지난달 25일부터 이틀 간 의사 1,0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9일 전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8.3%가 의학 정보 관련 답을 얻기 위해 ‘챗GPT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했으며, 그 중 71.8%는 ‘만족할 만한 답을 얻었다’고 밝혔다. 특히 ‘향후 의료 현장에서 챗GPT를 활용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이 56.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잘 모르겠다’는 27.9%, ‘부정적이다’라는 의견은 15.3%로 나타났다.
챗GPT 활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의사들은 업무 편의성과 효율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서류 작성 등 반복 업무를 대신해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응답(복수응답)이 28.8%로 가장 많았고, 이어 △‘다양한 의료 데이터 분석을 대신해 임상 의사결정 시간을 줄일 수 있다’가 22.5% △‘진료 프로세스를 간소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10.5%였다.
반면, 챗GPT의 의료 현장 활용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의사들은 △‘의학적 판단과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 문제’(27.4%) △‘챗GPT가 습득한 의료 정보에 대한 신뢰도 문제’(24.4%) △‘알기 어려운 의학적 판단에 대한 기준과 근거’(18.5%) 등을 우려되는 점으로 들었다.
챗GPT를 향후 의료 분야에서 활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진단과 처방에 있어 보조하는 수단으로만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43.8%를 기록했다. 이어 △‘챗GPT에 신뢰도 있고 정확한 의료 정보를 학습시켜야 한다’ 19.2%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업무가 아닌 정보의 단순 정리 업무에서만 활용해야 한다’ 14.8% 등의 순을 보였다.
커뮤니티 내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내과 전문의 A회원은 “AI가 의사를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의사를 보조하는 방식으로 진료 패턴의 일부가 달라질 것 같다”고 언급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B회원은 “AI의 영역이 확대되면서 의사 업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계가 의료 결정 책임을 질 수는 없는 만큼 새로운 의사 영역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