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기간 이태원 참사 전 해당 지역에 인파가 몰려 위험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던 서울 용산경찰서 정보관이 참사 이후 김진호(53·구속기소) 용산서 전 정보과장이 보고서 작성 사실을 은폐하자고 회유했다고 증언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의 심리로 22일 열린 김 전 과장 등의 첫 공판기일에서 이태원 지역을 담당하는 용산서 정보관 김모씨는 “(김 전 과정이 참사 이틀 뒤) 내가 작성한 정보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거부감을 느끼니까 112 상황보고서를 보고 축약해서 쓴 것이라고 하면 어떠냐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내가 쓴 보고서를 지우는 게 어떻겠냐고 해 너무 당황스러웠고 충격을 많이 받았다. 내가 울고 그러니까 과장님이 사무실 문을 닫고 우는 이유에 관해 물었다”고 기억했다.
김씨는 “내가 담당하는 지역에서 엄청나게 큰일이 일어났는데 이 일의 책임 소재가 내가 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김씨가 동료 경찰관에게 지난해 11월1일 “컴퓨터를 왜 정리하라고 시키지. 어차피 지워도 다 복구된다. 짜증 난다”고 한 통화 녹음파일도 증거로 제시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