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일으킨 ‘음주 파문’과 관련해 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도 고개를 숙였다.
선수협 회장을 맡고 있는 LG 트윈스의 김현수는 선수협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WBC 대회 기간 중 한국 야구 대표팀 일부 선수들의 대회 기간 음주논란에 대해 한국 프로야구 선수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국민 여러분과 프로야구를 사랑해주시는 팬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앞서 WBC에 출전한 김광현(SSG 랜더스), 이용찬(NC 다이노스), 정철원(두산 베어스) 등 국가대표 투수 세 명이 지난 3월 대회 기간 일본 도쿄에서 음주를 한 사실이 드러나 큰 파장이 일었다. 이들은 지난 1일 경기 전 “국가대표로서 생각이 짧고 책임감이 부족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다”며 사과했다.
김현수는 “국민 여러분의 응원과 관심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WBC를 마쳐 선수들은 무거운 마음으로 리그를 시작했다. 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자는 각오로 시즌을 치르고 있고, 얼마 전 KBO리그가 200만 관중을 돌파했다는 소식에 팬들께 무척 감사드리고 있다”며 “더욱 열심히 해서 보답하겠다는 마음으로 선수들도 경기에 임하고 있는 와중에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밝혀지며 국민 여러분과 프로야구 팬들께 큰 실망감과 불쾌함을 드렸다”고 전했다.
이어 “좋은 경기력만으로는 국가대표라 할 수 없다.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라는 자리에는 큰 책임감이 필요하고, 경기 외적으로도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선수협은 국가대표로서 대회 기간 중 처신을 바르게 하지 못해 국가대표의 명예와 품위를 지키지 못한 이번 논란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리는 한편 함께 실망하셨을 프로야구 동료 선수들에게도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KBO는 이번 논란이 불거진 뒤 해당 선수들에게 경위서를 받아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 음주 관련 처벌 조항은 없지만, ‘대표팀 소집 기간 동안 국가대표로서의 명예와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내용은 포함돼 있다. 또 13조 3항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김현수는 “선수들은 KBO 사무국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며 재발방지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WBC 대표팀 주장이었으며 프로야구 선수를 대표하는 선수협의 현 회장으로서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