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의 주장 이승원(강원 FC)의 오른발이 다시 한 번 빛났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의 에스타디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나이지리아와 8강전에서 연장 전반 5분 터진 최석현(단국대)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 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준우승을 차지했던 2019년 폴란드 대회에 이어 2연속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아시아 국가가 U-20 월드컵 준결승에 2연속으로 진출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이번 U-20 대표팀을 향한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았다. 2017년 한국 대회 이승우(수원FC), 2019년 폴란드 대회 이강인(마요르카)과 같은 특출난 스타급 선수가 없다 보니 주위 관심도 덜 했다. 심지어 구성 선수 대부분이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경기 체력과 경기 감각이 우려됐다.
그러나 한국은 조별리그를 포함해 8강까지 6경기 무패(4승 2무) 행진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효율적인 역습 축구로 신승을 거두고 있다. 전력이 강한 상대들에 맞서 수비를 걸어 잠그고 기회를 엿보다가 공을 탈취하면 발 빠른 2선 공격수들이 뛰쳐나가 골을 노린다.
여기에 세트피스로 재미를 보고 있다. 한국은 나이지리아전까지 총 8골을 넣었는데, 이중 4골이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한국이 기록한 세트피스 득점은 모두 이승원의 오른발에서 시작됐다. 전담 키커를 맡고 있는 이승원은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 프리킥 상황에서 정확한 킥으로 이영준의 헤딩 결승골을 도왔다.
이어 온두라스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1대 2로 뒤지던 상황에서 코너킥 키커로 나서 정확한 크로스를 보내 박승호의 헤딩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에콰도르와의 16강전에서도 코너킥 상황에서 또 날카로운 킥으로 최석현의 헤딩 결승골을 도왔다.
이날도 이승원의 발 끝이 다시 빛났다. 연장 전반 5분 이승원이 왼쪽에서 코너킥을 올리자 최석현(단국대)이 훌쩍 뛰어올라 방향만 바꾸는 헤더로 결승골을 뽑았다. 에콰도르전에서 나온 득점이 재현됐다.
한국은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상당히 고전했다. 점유율은 32%대 46%(경합 22%)로 밀렸고, 슈팅 수 역시 4대 22로 열세였다. 한국은 딱 한 차례 기록한 유효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지며 승리를 따냈다.
준결승전 상대는 이탈리아로 정해졌다. 한국과 이탈리아의 준결승은 아르헨티나 라플라타로 장소를 옮겨 오는 9일 오전 6시에 킥오프한다. 현재 가장 우승 확률이 높은 이탈리아를 상대로 김은중호는 이승원의 오른발을 앞세워 ‘거함 사냥’에 나선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