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도심서 한인 부부 피격…만삭 아내와 태아 숨져

시애틀 도심서 한인 부부 피격…만삭 아내와 태아 숨져

‘묻지마 범행’ 가능성

기사승인 2023-06-16 06:44:04
지난 13일(현지시간) 오전 11시께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벨타운 지역에서 차를 타고 가던 30대 한인 부부가 총에 맞아 임신 8개월인 아내가 숨지고, 남편은 다쳤다. AP.연합뉴스

미국 시애틀에서 발생한 무차별 총기 난사로 출산을 앞둔 30대 한인 여성이 사망했다. 병원에서 응급분만으로 세상 밖에 나온 아기도 이내 숨졌다.

15일(현지시간) 시애틀타임스·AP·CBS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11시쯤 총격 용의자는 시애틀 벨타운 교차로에 멈춰선 테슬라 차량에 다가가 수차례 총격을 가했다. 차 안에는 인근서 일식당을 운영하는 30대 한인 권모 씨 부부가 타고 있었다.

임신 8개월차인 권모(34)씨는 총상을 입고 숨졌다. 태아는 병원에서 응급분만으로 태어났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숨졌다. 함께 있던 남편 권모(37)씨는 팔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총격범 코델 모리스 구스비(30)는 살인, 폭행 및 총기 불법 소지 혐의 등으로 구금돼 수사를 받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경찰 조사에서 구스비는 총을 발사한 것을 시인하면서도 권씨의 차에서 먼저 자신을 겨눈 총기를 봤고, 이에 대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이 찍힌 방범카페라 화면에는 구스비과 피해자들과의 아무런 상호 작용이 없었다. 목격자들 역시 총격범이 일방적으로 차에 다가가 총기를 난사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총격을 가한 후 현장에서 달아났다가 체포된 구스비는 경찰이 다가가자 팔을 들어보이며 “내가 그랬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무차별 총기 난사의 동기는 현재 불분명하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인 시애틀 경찰은 이번 사건이 ‘묻지마 범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한인 사회는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 숨진 여성 권씨의 한 지인은 현지 KIRO TV를 통해 “그는 매우 이타적인 사람이었다”며 “가족과 함께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또 다른 아이만 남겨두고 떠났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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