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 빌언으로 논란이 된 박용우(울산 현대)가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박용우를 두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한다”고 감쌌다.
박용우는 16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 평가전에서 후반 27분 원두재(김천 상무)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당시 원두재가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투입됐다.
박용우는 경기가 투입된 직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울산이 리그 1위를 달리는 데 기여한 박용우는 자신의 장점인 터프한 수비로 페루의 공격을 차단했다. 또 공격 시에도 중원으로 전개하는 데 큰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는 박용우의 투입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었다. 최근 있었던 박용우의 인종차별적 발언 때문이다.
논란은 지난 11일 울산 수비수 이명재의 SNS를 통해 불거졌다. 앞서 울산이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5대 1로 대승을 거둔 뒤 좋은 활약을 펼친 이명재를 칭찬하는 과정에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
이규성이 이명재의 활약에 대해 “동남아 쿼터 든든하다”고 먼저 글을 올렸다. 이어 정승현이 “기가 막히네”라고 하자 이명재는 “니 때문이야 아시아쿼터”라고 답했다. 박용우는 “사살락 폼 미쳤다”라는 글을 썼고, 팀 매니저까지 “사살락 슈퍼태킁(태클)”이라고 합세했다.
박용우가 언급한 사살락은 지난 2021년 전북 현대에서 아시아쿼터로 뛴 태국 국가대표 출신의 수비수다. 논란이 사그라 들지 않자 울산 구단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잘못을 인정했다. 아울러 자체 징계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기도 했다.
페루전이 끝나고 클린스만 감독은 박용우에 대해 “소집 전의 일은 알고 있다”라면서 “원두재(김천)를 대체할 선수가 박용우 밖에 없어서 순간적으로 교체할 수 밖에 없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가 운동장 안팎에서는 긍정적인 자세를 보여줬다. 우리와 오랜 시간 함께 했던 것처럼 보여줘서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향후 박용우와 같은 비슷한 사례가 발생한다면 해당 선수를 뽑을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럴 때 지도자나 주변의 조언을 들으며 성장해야 한다. 감독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 외의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실수가 있을 때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프로축구연맹은 오는 22일 박용우 등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규정에 따르면 인종차별 관련 언동은 최대 10경기 이상의 출장정지, 1000만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를 받을 수 있다.
부산=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