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다 잡은 경기를 놓치자 아쉬움을 표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에서 1대 1로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 4분 황의조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39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을 허용했다.
지난 16일 페루전에서 0대 1로 패배한 한국은 이번 경기에서도 무승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해 1무 1패로 6월 평가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에 이어 또 첫 승을 거두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지휘봉을 잡은 뒤 성적은 2무 2패.
경기가 끝나고 클린스만 감독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아쉽다. 세트피스로 실점하게 돼 화가 난다. 4골 이상 득점할 수 있었는데 득점을 추가하지 못한 부분도 아쉽다”라면서 “이번 소집을 하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시즌이 끝난 해외파도 곧장 대표팀에서 경기를 뛰었다. 그들은 이제 휴식을 취할 것이다. 9월에 다시 모여 선수들과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대표팀은 주축 선수 일부가 개인 사정과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수비의 핵인 김민재(나폴리)는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중이며, 김영권(울산 현대), 권경원(감바 오사카), 김문환(전북 현대), 정우영(알 사드) 등은 부상으로 대표팀과 함께하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6월 보다는 3월의 경기력이 더 좋았다. 하지만 이번 소집을 준비하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갈 수 밖에 없었다. 많은 선수들이 빠졌고, 수비는 4명 모두 바뀌었다”라면서 “이로 인해 많은 선수들이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는데, 이들은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 A매치 데뷔는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특별한 순간이다. 기억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 시즌이 어느 때 보다 길었기에 선수들이 힘든 상태로 소집했다. 훈련장에서도 강도를 낮춰 훈련을 진행했다.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지만, 다음 소집도 잘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후반전부터는 최전방 공격수를 2명을 쓰는 투톱 전술을 꺼내들었다.
그는 “염두에 두고 있는 포메이션이다. 손흥민(토트넘)의 부상과 상관 없다. 스트라이커가 1명밖에 출전하지 못하면 득점할 선수가 1명 밖에 없는 셈이다. 대회를 치르다보면 수비적으로 내려서는 팀을 상대하는 데, 투톱을 두고 손흥민이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는 그림도 그린다”고 설명했다.
또 “당연히 이강인(마요르카), 황희찬(울버햄튼)이 함께 뛰면 더 공격적인데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에겐 또 특별한 3명의 스트라이커가 있다. 이들의 합도 봐야 한다”고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점유율에 앞서고, 득점 찬스가 많았음에도 1골밖에 나오지 않은 데 대해서는 골잡이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황의조(FC서울)나 조규성(전북 현대) 모두 월드컵 끝난 이후 K리그에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오현규도 셀틱에서 득점했지만 90분 경기를 많이 소화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표팀에서 몸 상태를 보면 90분간 지구력, 경기력 유지에 어려움이 있다. 그러니 믿음을 줘야 한다. 조규성이 오늘 두 차례 완벽한 득점 기회 놓쳤지만 다음에 득점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라면서 “나도 현역 때 오랜 기간 득점 못 한적 있는데 (이들도) 상당히 짜증이 날 것이다. 평소 준비를 잘 하는 방법밖에 없다. 훈련을 통해 선수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