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감독이 취임 후 3개월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해,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코치, 파울로 스트링가라 코치, 마이클 킴 코치, 안드레아스 쾨프케 골키퍼 코치, 베르너 로이타드 피지컬 코치 등 클린스만 사단이 모두 모였다.
지난 16일 페루전에서 0대 1로 패배한 한국은 20일 엘살바도르전에서도 무승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해 1무 1패로 6월 평가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3월에도 1무 1패로 승리를 거두지 못한 클린스만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뒤 2무 2패에 그쳐 아직까지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난 여론이 이어진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은 이례적으로 A매치 직후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클린스만 감독은 “3월에도 이런 자리를 가지려 했다. 대표팀이 어떻게 일을 하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 공유를 하고 싶었다”고 입을 뗐다.
이어 “대표팀은 클럽팀과 운영하는 방식이 다르다. 내년 1월에 있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은 국제 대회다 .국제 대회를 준비하는 건 국제적인 시야를 갖춰야 하며 변하를 빠르게 캐치해야 한다”며 “현재 유럽에서 많은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선수들과 연결고리를 통해 정보를 받는 게 중요하다. K리그는 차두리 어드바이저, 마이클 킴 코치가 지속적으로 관전하고 소통하고 있다. 대표팀 소집을 하면서 많은 걸 본다. 어떻게 최고의 인원과 함께 팀을 꾸릴지 성공할지 고민한다. 짧은 소집 기간에 잠을 자는 것보다 팀을 어떻게 꾸릴지 고민을 하고 있다. 최고의 인원들로 꾸려서 카타르에 가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취임 후 아직까지 승리가 없는 부분에 대해 “최대한 빨리 결과를 가져오려 노력하겠다. 이전에 치른 4경기에서 승리를 했어야 한다. 다만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득점을 하지 못하면서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라면서 “3개월 동안 많이 배웠고, 보고 있다. 중요한 대회(아시안컵)를 앞두고 다른 국가들의 경기력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9월에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평가전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상대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였던 시간이 충분했지만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일단 골 결정력을 올려야 한다. 문전 앞에서 공격적인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수비 역시 마찬가지다. 엘살바도르전처럼 끝나기 3분 전에 실점하는 모습이 나와서는 안 된다”고 아쉬운 부분을 먼저 짚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그래도 선수들의 배우려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상당히 좋다. 이렇게 다음 소집을 준비한다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누구나 일하는 분야에 최고가 되고 싶다. 우리도 최고가 되고 싶다. 최고의 지도자로 선수들을 최고로 만들고 싶다”라면서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이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코치들과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3월에 이어 6월 소집 명단에도 조규성(전북 현대), 오현규(셀틱), 황의조(FC서울) 3명을 소집했다. 현재 K리그1(1부리그)에서 10골을 넣어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던 주민규(울산 현대)는 이번에도 클린스만 감독에게 외면 받았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클린스만 감독이 ‘K리그를 잘 모른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뒤에 K리그 모든 경기를 당연히 보지 못했다. 그래도 각 구단들 경기는 최소한 한 번씩 보려고 했다. 국내에서 마이클 킴 코치와 차두리 어드바이저가 경기를 보면서 대표팀 선수 풀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대표팀 선수 풀은 30~35명 정도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풀이 넓으면 안 된다. 빠르게 풀을 좁혀서 좋은 결과를 만들려고 해야 한다. 팬들의 걱정도 이해한다. 하지만 충분히 많은 경기를 보고 있다. 6월 기간에 5명이 A매치 데뷔전을 했다. 부상 등이 있었기에 계획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앞으로 5명의 선수들은 지속적인 관찰을 받을 것이다. 20세 이하(U-20), 24세 이하(U-24) 경기도 지속적으로 보고 있다. 각 구단 지도자들과도 이야기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6월 두 차례 평가전에서 다소 아쉬운 경기 내용을 보이기도 했다. 전임인 파울루 벤투 감독의 축구 스타일인 ‘빌드업 축구’를 계승해 공격 축구를 보인다고 했지만,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나간 탓인지 이전과 달리 뚜렷한 색채를 볼 수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나는 공격 축구를 좋아한다. 전방 압박, 높은 수비 라인으로 앞에서 하는 축구를 원한다. 체력적으로 준비가 잘 돼야 한다. 하지만 유동적이고 많은 전술을 준비해야 한다. 아시안컵, 월드컵 예선에서 상대들이 다른 축구를 구사할 것이다. 여러 상황에 대비를 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축구, 내 축구가 이렇다보다, 대표팀에 들어오는 선수들이 어떻게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한국 스트라이커들이 투톱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교차 움직임, 서로에 대한 이해도, 공간 창출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함께하는 선수들이 어떤 성향인지, 선수들 기량을 어떻게 100% 끌어낼 수 있을지, 어떤 시스템이 가장 적합한지 찾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전달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 경기를 하다보면 여러 전략이 있다. 손흥민이 프리롤로, 7번 자리에서 뛸 수도 있다. 여러 가지 전술을 짤 수 있다. 공격진도 지속적으로 골을 넣을 수 있는 스트라이커를 원한다”라면서 “이강인도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 이상 교체 선수가 아니다. 이강인이 경기장에 들어오면 다른 템포와 스타일을 보여준다. 황희찬도 돌아와서 팀 적으로 다른 요소를 찾을 수 있었다. 어떤 선수들이 같이하고 조합을 맞추는지에 따라 나올 것이다. 어떤 축구를 한다는 건 시간이 지나면 점점 뚜렷해 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축구회관=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