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정희 작가는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에서 자진사퇴했다. 박근혜정부 때 오정희 작가가 당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으로서 실행했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사과는 역시 없었다.
서울국제도서전을 주최한 대한출판문화협회는 16일 입장문을 통해 오정희 홍보대사 위촉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홍보대사의 선정은 서울국제도서전 운영팀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의사에 따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으로 운영돼 왔으며,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임원진도 그 자율성과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해왔습니다. 홍보대사의 선정에는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집행부가 직접 개입하지 않습니다.
이번 선정 과정에서는 도서전 운영팀에서의 작가들을 포함한 의견수렴이 있었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보조금 지급형식으로 후원을 받고 있지만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최하는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행사입니다.
이번 오정희 작가의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의 선정과정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전혀 관여한 바 없습니다. 오정희 작가의 선정과정, 선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책임지고 성찰하고 사과하고 개선할 일이지 문화체육관광부에 책임을 물을 일은 아닙니다.”(대한출판문화협회 입장문 중)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아야 한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입장문에서도 밝혔듯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오정희 작가를 홍보대사로 위촉하는데 개입하지 않았다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주최측인 대한출판문화협회에게 블랙리스트에 간여했던 오정희 작가를 누가 추천했으며 어떻게 서울국제도서전의 홍보대사로 위촉되었는지, 최종 결정을 누가 했는지 밝혀내야 한다.
또한 서울국제도서전을 취재하는 ‘독서신문’, ‘뉴스페이퍼’ 등 매체 기자들을 개막식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해 취재를 막았다. 출판업계를 위해서 활동하는 매체를 존중하지 않았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에서 이렇게 언론 차별과 언론 탄압이 있었다는 것에 대하여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사과하고 제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국제도서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보조금으로 후원하고 있는 사업이다. 즉 국민 세금이 들어간다.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서울국제도서전은 상업성보다는 공공성과 투명성을 지향해야 한다. 부스 크기에 따라서 출판사의 규모가 드러나고, 부스 비용이 부담되어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하지 못하는 출판사들도 있다는 것을 문화체육관광부가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 주제는 ‘비인간, 인간을 넘어 인간으로’였다. ‘오정희 사태’를 보면서 이 시대 책의 의미는 무엇이고, 출판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이번 사태가 ‘잊혀지는 소동’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가 책을 쓰고 책을 만들고 책을 읽는 이유는 인간이 ‘되기’ 위해서이지 않은가.
정윤희
책문화생태학자로서 국내에서 책문화생태계 담론 생산과 확산에 기여해 왔다. 언론매체 전공으로 언론학 석사학위를, 문화콘텐츠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사회적기업 책문화네트워크 대표,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이사, 경기도 도서관정보서비스위원회 위원, 전라북도 도서관위원회 위원, 한국잡지협회 부설 한국미디어정책연구소장 및 한국잡지저작권위탁관리소장,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대변인, 경기도당 문화민주주의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유튜브 〈정윤희의 책문화TV〉를 진행하고 있다. 제6기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 건국대에서 겸임교수를 지냈다. 《생태적 글쓰기를 하는 마음》 《문화민주주의 실천과 가능성》 《책문화생태론》 《도서관은 어떻게 우리의 일상이 되는가》 《책문화생태계의 현재와 미래》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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