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이 동생 이승준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FC 서울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3’ 20라운드 대전 하나시티즌과 맞대결에서 0대 0 무승부를 거뒀다.
서울은 대전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이날 12개의 슈팅을 때리면서 대전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나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이태석은 “많이 아쉬웠던 경기였다. 경기를 잘했는데 결과로 가져오지 못해서 많이 아쉽다”라면서 “나름 선수들이 준비한 만큼 경기장 안에서 또 좋은 퍼포먼스와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던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기지 못해 아쉬운 부분들이 당연히 있다. 아쉬운 부분들을 연습이나 훈련 때 맞춰서 경기장에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공격수들과 얘기를 좀 더 해서 개선해 나가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나가도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서울의 수비진은 이태석을 비롯해 이한범, 김주성 등 2000년대생 선수들이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서울의 수비진이 세대교체에 완벽히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이와 관련해 이태석은 “저랑 (이)한범이나 주성이형이나 골키퍼 (백)종범이형까지 있다. 서로 예전부터 많이 봐왔던 선수들이다. 맞춰가고 얘기하는 데 있어서는 문제가 없다”라면서 “당연히 우리가 아직 경험적인 부분은 문제가 있고 어리다 보니 부담이 있을 수도 있지만, 코칭 스태프들과 소통으로 많이 극복해 나가고 있다. 전방에는 퀄리티 좋은 선수들이 있어 승리로 가져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이태석의 동생인 이승준이 팔로세비치를 대신해 후반 39분 그라운드를 밟으면서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서울 오산고에서 활약하던 이승준은 올 시즌을 앞두고 프로 계약을 맺어 서울에 입단했다. 이태석과 이승준은 이을용 용인시축구센터의 총감독의 아들이다. K리그에서 형제가 같은 팀 소속으로 한 경기에 나란히 뛰는 진풍경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이태석은 “경기 전에 크게 얘기하진 않았고, ‘즐기라’고 말했다. 경기장에 들어와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충분히 잘해줬다”라며 “이런 경기를 통해 승준이에게 도움이 돼서 더 나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스타팅 멤버들에게 녹아들 수 있는 경기가 됐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는 “경기에 몰입하다 보니 (이)승준이와 같이 뛰는 것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팀에 좋은 에너지와 활력소가 돼 보탬이 되길 바라는 생각만 했다”라며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실감이 나는 것 같다. 그래도 나와 동생이 한 팀에서 그라운드에 같이 뛸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역사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역사적인 순간에도 이태석에게 아찔한 장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기 종료 막바지에 서울의 스로인 상황에서 대전에 볼을 넘겨주는 상황에서 이승준이 볼을 탈취하는 장면도 발생했다. 불문율을 지키지 않자 대전 선수들은 거칠게 이승준을 저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태석은 “경기가 끝나고 얘기를 했다. 승준이도 오늘 경기를 긴장하다 보니 정신없이 하다가 실수를 했다고 한다”라면서 “그런 실수로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형으로서 비판들을 해주시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선수가 경험을 하는 것이고 성숙해지고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다”고 동생을 위한 격려를 전했다.
서울은 오는 8일 리그 4위 전북 현대 원정 경기를 떠난다. 전북은 최근 5경기에서 3승 2패를 거두는 등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이 경기에서 서울이 전북에게 패배할 경우 두 팀 모두 승점이 33점으로 동률이 된다.
이태석은 “전북을 오랜 시간 이기지 못했다. 좀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성적에 대한 부분들은 모든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과 작년에 비해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기에 이런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분위기가 좋고 경기적인 부분도 나쁘지 않기에 전북이라는 큰 팀을 만나 좋은 성적으로 징크스를 깰 수 있길 바란다”고 각오를 전했다.
상암=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