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국제대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가대표팀 전임감독제 운영과 피치클락 도입 등 경기제도 개선 등 노력을 기울인다.
KBO는 20일 “야구대표팀이 최근 국제대회서 연이어 야구 팬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전력과 성적을 보임에 따라 리그 경기력 수준과 대표팀 전력을 함께 끌어 올리고, 저변 확대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준비해왔다”라며 KBO리그·팀 코리아 레벨 업 프로젝트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야구 대표팀이 최근 국제대회에서 잇따라 부진한 성적을 낸 데 따른 것이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3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 수모를 겪었다. 12년 만에 4강 진출을 목표로 삼았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WBC가 끝난 뒤 KBO는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리그 현장, 미디어, 해외 야구 전문가, 아마추어 야구 지도자, 학계 인사 등 외부 인사 9명과 심층적인 논의를 통해 전략 방향을 수립했다.
KBO는 목표로 국가대표팀 전력 향상, 경기제도 개선, 유망주 및 지도자 육성, 야구 저변 확대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국가대표팀 전임감독제를 부활시키기고 다양한 국제 교류경기 추진한다. KBO는 “오는 ‘2026 WBC’까지 대표팀의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전임 감독제를 운영한다”며 “감독을 보좌하고 대표팀의 방향성과 정책을 연구할 코치 역시 전임으로 선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대회에 임박해 국가대표팀을 소집했던 것과 달리 꾸준히 해외팀을 상대로 평가전과 교류전을 개최해 국가대표팀을 운영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그 시작으로 ‘2024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서울 개막전을 앞두고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각각 평가전을 추진하고 매년 다양한 국가의 팀과 경기를 치러 국내 선수들에게 국제 경쟁력과 경험을 축적하기로 했다.
또한 KBO는 WBC 등 국제대회 경쟁력 강화하고 더 재미있는 KBO리그를 위해 새로운 경기 제도를 도입한다.
KBO는 “그동안 MLB와 협력해 자동 볼, 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 및 피치 클록에 대해 연구 및 논의를 지속해 왔다”면서 “미국 현장을 찾아 ABS 및 피치 클록 운영 과정을 면밀히 살폈으며 KBO 리그 도입을 준비 중이다”고 설명했다.
MLB에서 적용하고 있는 피치클락을 도입해 국제대회 규정 변화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 하반기에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퓨처스리그 및 KBO 리그 전 구장에 피치클락 운영 장비를 설치한다. 2024시즌에는 피치클락 제도도 퓨처스리그에서 시범 운영한 뒤 이른 시일 내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리그 공정성을 위해 ABS 도입을 장기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KBO는 이미 2020년부터 자체 자동 판정 시스템을 퓨처스리그 공식 경기에서 운영하고 있다. 판정 시간 단축 등의 시스템 안정화 개선이 이뤄졌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다. ABS가 KBO 리그에 도입 될 경우 경기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무승부 제도를 폐지하고 국제대회에서 활용되는 연장전 승부치기도 도입한다. 퓨처스리그에선 이미 2022시즌부터 연장전 승부치기가 이뤄지고 있다. 이를 2024시즌부터 KBO 리그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9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할 때 10회부터 승패를 가를 때까지 승부치기가 진행된다.
주자와 수비수 간의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베이스 크기 확대와 관련해서는 2023년 후반기에 규칙 개정 후 2024시즌부터 퓨처스리그와 KBO 리그에 도입될 수 있도록 검토할 예정이다.
수비 시프트 제한도 논의한다. 수비 팀은 최소 4명의 야수가 투수 투구 시 내야에 경계 내에 있어야 하고 2명의 내야수가 2루 베이스를 기준으로 각각의 측면에 위치하도록 시프트를 제한한다. 퓨처스리그에는 2024시즌부터 적용하고 KBO리그에는 2025시즌부터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MLB와 WBC에서 이미 시행중인 한 투수가 등판 후 최소 세 타자를 상대하거나 이닝 종료까지 투구 해야 하는 규칙도 KBO리그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WBC에서 대표팀이 경험했던 규칙이다. 2024시즌 퓨처스리그에 적용하고 KBO리그에서는 2025시즌부터 적용할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KBO 리그 저연차 선수의 MLB 교육리그 참가를 추진하고 유망주 및 지도자 육성을 체계화하기로 했다. 또한 현재 KBO 리그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는 호주리그(ABL)에 전/후반기로 나누어 상무 야구단과 KBO 구단별 선수로 연합팀을 구성해 파견하는 방식을 추진 중이다.
KBO는 “구단별 마이너리그 최상급 유망주들이 파견되는 애리조나 가을리그(AFL)에 24년부터 KBO 저연차 선수를 파견하는 방식으로 추진 중이며 MLB 사무국과 파견 선수 대상,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도자 역량 강화를 위한 해외 지도자 초청 세미나, 코치 아카데미 등의 프로그램도 활성화해 선수 육성뿐 아니라 좋은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
야구 저변확대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현재 200개 초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티볼교실을 300개교로 확대하고 기장, 횡성, 보은에 세워지는 야구센터를 활용하여 유소년 야구 지원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리틀,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도 확대 운영될 예정이며, 포수 등 각 포지션별 유망주 초청 캠프도 진행된다. 이빡에도 유망주 선수들의 부상 방지 교육 및 기초 근력 강화를 위해 트레이너가 없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트레이너를 파견하는 순회 교육도 지속적으로 시행한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