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이 있는 암 환자 3명 중 2명은 암 치료 중 고혈압약 복용을 소홀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잘 복용한 환자들 보다 사망 위험이 2배 이상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순환기내과 정미향·이소영·윤종찬 교수 연구팀은 2002∼2013년 표본 코호트(NHIS-NSC)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항고혈압제 처방을 받은 암 환자 1만9246명의 자료를 분석해 이같은 연구 결과를 얻었다고 9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환자들이 고혈압약을 처방받은 일수 대비 복용한 일수를 분석해 복약 순응도가 좋은 그룹과 보통인 그룹, 나쁜 그룹으로 나눴다.
그 결과 전체의 66.4%가 고혈압 약제를 잘 복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 중 26.3%는 보통인 그룹, 40%는 나쁜 복약 순응도 그룹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젊은 암 환자일수록 혈압약 복용에 소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4세 환자의 81.8%, 25∼29세의 84.2%, 30∼34세의 73.4%가 나쁜 복약 순응도 그룹에 해당됐다.
복약 순응도와 사망,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입원이 필요한 경우를 비교해보니,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복약 순응도가 보통이거나 나쁜 그룹은 좋은 그룹에 비해 전체 사망 위험이 각각 1.85배, 2.19배 높았다. 심혈관 사망은 각각 1.72배, 1.71배, 심혈관질환 입원은 1.33배, 1.34배 위험이 증가했다.
정미향 교수는 “항암제 개발로 많은 암 환자들의 생존 기간이 늘어났지만 암 치료와 재발에 신경 쓰느라 고혈압 관리는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어려운 암 치료에 성공해도 고혈압 관리를 하지 못하면 심혈관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으므로 고혈압약 복용에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종찬 교수는 “암 환자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많은 약을 복용해야 하고 질환으로 인한 우울감에 스스로 약을 챙기며 돌보기 힘들 수 있다”며 “단일 복합 알약을 처방해 약제 복용을 단순화하는 한편 주치의, 다학제 의료팀과 충분한 상담 등을 통해 고혈압 같은 합병증 관리를 함께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