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들 ‘연가-병가’ 내고 검은 옷차림 참여 - 주최 측 추산 국회 앞 5만여 명 운집 공교육 멈춤의날을 두고 교사들과 교육부 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의 49재 추모제와 함께 교권회복을 위한 대규모 집회가 4일 오후 국회 앞에서 열렸다. 전국 교사들은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여의도 국회 앞 3개 차로 일대에서 ‘고(故)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집회’를 열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교사들은 이날을 ‘공교육 멈춤(정상화)의 날’로 규정하고 연가·병가 등을 사용해 행사에 참석했다. 서이초 교사에 이어 지난달 31일 서울 양천구와 전북 군산시 초등 교사 2명이 세상을 떠났다. 이어 3일 오전에는 학부모 민원으로 스트레스를 호소하던 경기 용인시 한 고교 60대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이날 교사들의 추모 열기는 한층 무거운 가운데 진행되었다. 추모집회는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모두’라는 이름의 교사 모임이 주최했으며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교사들이 평일에 집회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의 초등학교 37곳은 임시 휴업을 결정했고 다수의 교사들은 개별적으로 연가·병가 등을 내 집회에 참여했다. 집회는 서이초 교사에게 바치는 카네이션 헌화로 시작해 94초 침묵 퍼포먼스, 교사들의 자유 발언과 유가족 헌화 순으로 이어졌다. 주최 측은 정부의 집단행동 자제 촉구에도 집회 시작 시각인 오후 4시30분 교사 및 시민 5만 명이, 전국 곳곳에서 열린 지역 집회에도 3만 명 이상이 모였다고 밝혔다. 검은 옷차림을 한 교사들은 추모 집회에서 서이초 교사 사건 진상규명과 교원보호 입법발의 공동안 의결, 안전하고 존중받는 교육환경 조성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최 측은 성명서에서 “더 이상 교사를 죽이지 말라. 이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하루빨리 규명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법이 바뀌지 않으면 학교가 바뀌지 않고 학교가 바뀌지 않으면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교사들은 교육부가 교사를 보호할 책임을 다하지 않고 고통을 방관해왔다고 비판하며, “수많은 교사가 민원과 고소의 위협으로 무너져 갈 때 교육부는 어디에 있었느냐”며 “교육부는 징계 협박을 당장 철회하고 본분에 맞게 교사들을 보호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숨진 서이초 교사의 어머니가 쓴 편지를 주최 측이 대독했다. 유족은 편지에서 “네 빈자리를 받아들이는 것조차 힘들지만 그럼에도 진실을 찾는 데 노력하겠다”며 “그것만이 전국의 선생님들이 너에게 보내준 추모 화환에 보답하는 길이고 교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희망의 불씨이자 작은 위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집회에 참석하고 귀가 중인 한 퇴직교사는 “저도 2년 전 학생들 가르치는 일이 너무 힘들어 명예퇴직했다. 우리 딸도 3년차 교사인데 이직을 준비 중”이라며 “교육계가 이렇게 반목하고 안타까운 교사들의 죽음이 이어지는 현실이 참담하다”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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