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금융소비자 권익 침해’ 불공정 약관 시정 요청

공정위, ‘금융소비자 권익 침해’ 불공정 약관 시정 요청

기사승인 2023-09-07 14:33:04
쿠키뉴스 자료사진

은행이 약관에 자의적으로 서비스를 중지하거나 고객의 신용정보를 개별 동의 없이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등 불공정 약관 조항들이 대거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제·개정된 은행과 상호저축은행의 금융거래 약관 1391개를 심사한 결과,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불공정 약관 20개 유형 129개 조항(은행 113개·저축은행 16개)을 적발해 금융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했다고 7일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2월 ‘금융·통신 분야의 경쟁촉진 방안’을 수립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하며, 금융거래 약관을 심사해 소비자에게 불이익한 조항에 대해선 시정요청해 나갈 것을 밝힌 바 있다.

이후 공정위는 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및 금융투자업자 등 금융기관에서 새롭게 제·개정되는 모든 금융거래 약관에 대한 심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대표 사례로 일부 은행은 기타 앱 등을 통해 안내하는 사항을 위반한 경우 서비스를 제한할 수 있다고 약관에 규정하거나 기업 고객이 수수료를 연체하면 별도 통보 없이 해당 서비스를 중지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또 비대면·온라인·모바일 방식의 은행거래 약관 중 은행이 고의·중과실인 경우에만 책임을 지는 약관이 문제됐다. 이 약관은 서비스 제공에 필수적인 전산시스템이나 인터넷에 장애가 생긴 경우 은행의 경과실 책임이 면제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고객이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 외 △고객의 이의제기권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조항 △고객의 예금을 은행에 대한 채무변제에 충당하기 위해 상계하는 경우 변제 대상 채무의 종류를 정하지 않고 은행에 채무변제 충당권을 포괄적으로 부여한 조항 등도 시정한다.

공정위의 요청을 받은 금융당국은 은행에 시정조치를 취하게 되고, 통상 각 은행이 약관을 개정하는 데 3개월이 소요된다. 

공정위는 “현재 심사 진행 중인 여신전문금융 및 금융투자 분야에서의 불공정 약관도 신속하게 시정 요청해 금융 분야의 불공정한 계약관행을 해소하는 한편, 금융업계가 불공정 약관을 반복 사용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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