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5명이 서울과 경기 김포 등 3곳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아파트에서 추락사한 30대 여성 A씨가 수억원대 빚을 진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연합뉴스, 서울 송파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사망한 A씨는 평소 가족과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달라거나 자신에게 투자하면 수익을 내주겠다고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6월 총 2억7000만원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다. 고소인 3명은 가족이나 친인척은 아니었다. A씨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한 차례 불응한 채 피고소인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A씨의 생전 동선을 추적하던 경찰은 A씨 부부가 살았던 송파구 빌라에서 남편과 시어머니, 시누이 시신도 발견했다. 시어머니와 시누이는 원래 살던 곳의 보증금을 빼 A씨에게 건넨 뒤 최근 해당 빌라로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 22일 오후에서 밤사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빌라에선 남편과 시누이가 각각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 2장이 발견됐다. 유서에는 “채권·채무 문제로 가족 간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빌라 우편함에는 카드값과 가스요금이 밀려 독촉장이 날아온 상태였다. 이들이 내지 못한 가스비는 180여만원에 달했고, 카드 연체금은 약 100만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경기 김포시 한 호텔에선 A씨 부부의 초등학생 딸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A씨의 딸은 질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A씨가 지난 22일 딸과 함께 투숙했다가 전날 오전 혼자 호텔을 나선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추락사한 A씨를 제외한 4명은 25일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고, 구체적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