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었다는 말 대신에/ 이렇게 노래를 만들었어” 그룹 온앤오프는 4일 발매한 미니 7집 ‘러브 이펙트’(LOVE EFFECT) 첫 곡 ‘비 히어 나우’(Be Here Now)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548일간의 여행/ 갑자기 떠나서 놀랐지”라는 가사가 심금을 울린다. 여섯 남자의 고백이 애틋한 이유는 따로 있다. 온앤오프의 한국인 멤버 다섯 명이 2021년 12월 한꺼번에 입대했다. K팝 보이그룹 역사상 첫 동반입대였다. 지난 6월 나란히 전역한 멤버들과 홀로 공백을 견딘 일본인 멤버 유는 1년6개월 동안 느낀 그리움을 음악에 토해냈다. 그 결실이 바로 ‘러브 이펙트’다.
이날 서울 합정동 신한플레이 스퀘어에서 만난 온앤오프 여섯 멤버는 신인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었다. 멤버들끼리 ‘처음으로 돌아가자’고 뜻을 모은 결과다. 이션은 “군대에 다녀오니 세상을 보는 각도가 달라지고 감정의 폭도 넓어졌다”고 했다. “멤버들과 함께하는 것이 더 소중”(와이엇)해지고, “우리가 가진 것에 더욱 감사하게 됐다”(제이어스)는 설명이다. 이런 변화는 음악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이션은 “멤버들과 팬들을 향한 그리움, 무대에 대한 열망을 사랑이란 단어로 표현해 음반을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타이틀곡 ‘바람이 분다’는 황현 프로듀서가 만든 팝 댄스곡이다. 온앤오프와 황 프로듀서는 데뷔 때부터 호흡을 맞춘 사이. 효진은 “오랜만에 음반 작업을 하니 어색하고 감을 잃은 듯한 기분도 들었지만, 프로듀서님과 계속 연습하며 녹음한 덕분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노래에선 청량감이 느껴진다. 유는 “많은 분이 온앤오프에게서 밝은 에너지를 떠올리신다. ‘바람이 분다’에서도 그 점을 잘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음반에는 이밖에도 ‘담 담 디 람’, ‘어라이벌’(Arrival), ‘바람이 부는 이유’ 등의 노래가 실렸다.
다섯 멤버가 동시에 입대하면서 군대에서 합동 공연을 여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각기 다른 부대에서 복무하던 멤버들은 지난해 10월 열린 계룡 세계 군 문화 엑스포에서 만나 히트곡 ‘사랑하게 될 거야’ ‘뷰티풀 뷰티풀’(Beautiful Beautiful) 등의 무대를 선보였다. 이 깜짝 재결합엔 숨은 공신이 있다. 일본인 멤버 유다. 유는 “안무 대형을 5명 버전으로 만들어 멤버들에게 직접 알려주고 공연도 봤다”며 “군복 차림으로 공연하는 형들을 보며 이렇게 멋진 그룹에 내가 속해 있다는 생각에 힘을 얻었다”고 떠올렸다. 와이엇은 “군에서 멤버들을 만나 공연하면서 온앤오프는 함께여야 더 아름다울 수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