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1월 기준금리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1일(현지시간) CNBC·로이터 등에 따르면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갖고 만장일치로 현 수준인 5.25~5.50%로 결정했다. 지난 7월 회의에서 현 수준까지 금리를 인상한 연준은 9월 동결을 결정했다. 고물가로 지난해 3월 긴축 국면을 시작한 이후 연준이 두 차례 연속 금리 동결에 나선 건 처음이다.
인플레이션 지표의 둔화세가 계속되고 국채 금리가 급격히 상승한 것이 연준의 금리 동결 배경으로 꼽힌다.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자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9월 3.7%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9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월 대비 4.1%로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국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 필요성도 줄였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이미 시장 금리가 충분히 상승해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어느 정도 긴축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최근 채권시장에서는 글로벌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돌파하는 등 강세를 보여 경기 하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장기국채금리 상승이 통화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고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추가 인상 여부는 다음 회의 전 나오는 지표를 보고 회의마다 결정할 것”이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었다.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의미있는 수준인 2%(연준 목표치)까지 지속적으로 낮추는 과정은 갈 길이 멀다”고도 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데 이어 연준도 동결하면서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 2.0%p로 유지됐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