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만큼 우승에 한 맺혔던 염경엽 감독, 이제는 우승 감독으로

LG만큼 우승에 한 맺혔던 염경엽 감독, 이제는 우승 감독으로

넥센·SK서 실패 경험…LG에서 우승 못할시 ‘감독 은퇴’도 고려
드디어 우승하면서 처음으로 우승 경력 세워

기사승인 2023-11-13 23:38:40
선수들의 활약에 박수를 치는 염경엽 감독. 연합뉴스

염경엽 LG 감독의 경력에 드디어 ‘우승’이란 두 글자가 새겨졌다.

LG 트윈스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KT 위즈와 5차전에서 6대 2로 이겼다. LG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었다. 1990년, 1994년에 이어 29년 만에 통산 3번째 우승이다.

29년 만에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춘 LG다. 1994년 이후 좀처럼 우승과 연이 없었다. 2002년에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삼성 라이온즈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이후에는 한국시리즈 문턱도 밟지 못했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86승 2무 56패로 정규리그 1위에 오르며 한국시리즈에 직행, 둘도 없는 적기를 맞은 LG는 염원하던 우승을 이뤄냈다.

염경엽 감독은 LG의 일원들 중 우승에 갈망했던 인물이다.

염 감독은 선수 은퇴 후 프런트 현대 유니콘스(해체) 운영팀 직원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스카우터, 운영 팀장 업무를 거쳤고 코치직도 맡았다. 이후 2012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 작전·주루 코치를 거쳐 2013년 넥센 지휘봉을 잡고 모든 야구인의 꿈인 감독에 취임했다.

염 감독은 감독 지휘봉을 잡고 빠르게 성공가도를 달렸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가을야구를 했지만 정상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감독 부임 2년차였던 2014년에는 넥센을 이끌고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기도 했다. 비록 2승 4패로 준우승에 그쳤지만, 염 감독은 이전 감독들과 달리 빠른 선수 교체, 과감한 작전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많은 팬들은 중국 삼국지 최고의 군사인 제갈량의 이름을 따서 염 감독을 ‘염갈량’이라 부르기도 했다.

넥센에서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던 그는 2017년부터 2018년에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단장을 맡아, 2018년에는 우승을 맛보기도 했다. 이후 트레이 힐만 감독이 미국으로 돌아가자 SK의 감독직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막바지 뒷심 부족을 드러내더니 마지막 날에 두산 베어스에 1위 자리를 뺏겼다. 플레이오프에서는 키움에 3연패를 당하며 쓸쓸히 퇴장했다. 이듬해에는 성적 부진에 따른 스트레스로 건강이 악화돼 자진 사퇴했다.

현장을 떠난 염 감독은 야구대표팀 기술위원장, 해설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2023년 LG의 감독직을 맡으면서 3번째 도전에 나섰다. 염 감독은 LG 감독 취임식에서 “이번에는 기필코 우승을 해내겠다. LG 트윈스가 내 마지막 팀이다. 이곳에서 또 실패하면 감독 은퇴를 할 것”이라면서 이를 악물었다.

우승 후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는 염경엽 감독. 연합뉴스

서로 2%가 모자랐던 LG와 염 감독의 만남은 조화를 이뤘다. 후보 선수들까지 탄탄했던 LG에 염 감독은 자신의 철학을 입히기 시작했다. 물론 시즌 도중에는 수많은 도루 시도에 팬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염 감독은 승리를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스타일을 고수했다.

결국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염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도 뚝심의 야구를 선보이며 결국 한을 풀어내는 데 성공했다.

염 감독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LG의 감독직을 맡은 게) 엄청 부담스러웠다. 4, 5월에 선발진과 승리조가 붕괴되면서, 솔직히 잠을 못 잤다. 우리 선수들이 잘 버텨주고 타선이 터져주면서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줬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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