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2번째 우승은 실패했지만 KT의 여정은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KT 위즈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LG 트윈스와 5차전에서 2대 6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1차전 승리 이후 내리 4경기를 내준 KT는 1승 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2021년 구단 첫 우승에 이어 2번째 우승을 노리던 KT는 아쉽게 2023년 일정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시즌 전체로 봤을 때 올 시즌 KT의 행보는 놀라웠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캐치프레이즈인 ‘마법 같은 여정‘ 그 자체였다.
올 시즌 초반 KT는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거 이탈하는 상황을 맞았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들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고영표와 함께 국내 선발진을 책임지던 소형준은 5월 팔꿈치 인대 파열 진단을 받아 수술대에 올라 일찌감치 시즌 아웃됐다.
결국 5월말 KT는 최하위까지 곤두박질쳤다. 이 때만 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올해 KT는 힘들 것’이란 예측을 했다.
위기에 빠졌던 KT는 6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6월부터 하나 둘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보 슐서 대신 합류한 대체 외인 윌리엄 쿠에바스가 선발 한 자리를 책임져 주면서 팀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6월 15승 8패(0.652), 7월 13승 6패(0.684), 8월 19승 4패(0.826) 등 3개월 간 47승 18패(0.723)을 기록한 KT는 순식간에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꼴찌에서 2위, 그리고 짐짓 선두 LG의 자리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비록 9월 들어 다소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선두 추격에는 실패해 2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는 기세가 좋던 NC 다이노스를 만나 고전하기도 했다. 팀의 중심 타자인 강백호가 청백전 도중 옆구리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여파가 컸다. 와일드카드부터 준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까지 모두 승리해 올라온 NC를 상대로 홈에서 열린 2경기를 모두 내주면서 핀치에 몰리기도 했다.
이때 또 KT의 마법이 연출됐다. 원정에서 열린 3차전과 4차전을 모두 잡아내더니 5차전에서 극적인 3대 2 승리를 거둬 결국 한국시리즈 무대에 도달했다. 기세를 탄 KT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9회초 문상철의 극적인 2루타로 3대 2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힘이 부치던 KT는 결국 남은 4경기를 모두 패배하면서 LG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특히 시리즈 내내 부진하던 박병호가 3차전에 역전 스리런을 치면서 7대 5로 승리를 눈앞에 두기도 했지만, 9회초 2사에서 LG 주장 오지환에게 재역전 3점 홈런을 맞은 게 결정적이었다.
시리즈가 끝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강철 KT 감독은 “우리는 부상 선수가 많았고, 초반에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그러나 비어있는 자리에 많은 선수가 올라와서 빈자리를 메웠다. 모두가 잘해서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고 시즌을 돌이켜봤다.
이 감독은 “시즌 초반엔 여기까지 진출할지 생각 못 했다”라며 “포기하지 않고 절 믿어준 선수들 덕분이다. 모두가 고생했다”고 언급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