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신임 사령탑에 이숭용 전 KT 위즈 단장을 선임했다.
SSG는 17일 “이숭용 신임 감독과 계약 기간 2년,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 9억 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앞서 SSG는 지난달 31일 김원형 전 감독을 경질했다.
김 전 감독은 SSG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인 2021년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지난해에는 SSG에 통합 우승을 안겼다. 시즌 내내 한 번도 1위를 자리를 놓치지 않고 '와이어 투 와이어'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고, 한국시리즈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4승 2패로 눌렀다. 이에 구단 측은 2022시즌이 종료되고 김 전 감독과 3년 재계약을 맺기도 했다.
올해는 다소 부침이 있었다. 시즌 초반에는 선두 경쟁을 펼치기도 했지만 일부 선수들이 부상을 겪으면서 하락을 겪었다. SSG는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뒤 준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NC 다이노스에 3연패를 당해 가을야구 무대에서 조기 퇴장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SSG는 김 전 감독과 결별을 택했다.
SSG는 김 전 감독 경질 당시 “차기 감독은 구단의 방향성을 이해하고, 한층 적극적인 세대교체를 이뤄줄 수 있는 인사로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감독의 경질 이후 소문이 무성히 돌기도 했다. 전직 메이저리거 박찬호와 현재 SSG에서 뛰는 추신수가 물망에 올랐다는 풍문이 있었다. 올해 한국시리즈가 열리기 전에는 이호준 LG 트윈스 타격코치를 면접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SSG의 선택은 이숭용이었다.
경희대를 졸업하고 199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전체 1순위로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한 이 신임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 히어로즈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구단이 매각돼 이름이 바뀌었음에도 한 팀에서 계속 뛰었다.
이 감독은 현대에서 뛰던 시절인 1998년과 2000년, 2003년, 2004년 4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5년간 주장을 맡기도 했다. 18시즌 동안 2001경기에 출전한 이 감독은 통산 타율 0.281 162홈런 857타점의 성적을 남기고 2011년 은퇴했다.
2012~2013년 해설자로 일했던 이 감독은 2014년 KT 타격코치를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8년까지 KT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던 이 감독은 2019~2021년에는 KT 단장을 지냈다. 2021년에는 KT 최초의 우승을 일궈내기도 했다.
이후 KT의 육성총괄로 자리를 옮겨 일했던 이 감독은 올해 10월말 구단을 떠났고, SSG 지휘봉을 잡게 됐다.
SSG는 “지속적인 발전과 운영 패러다임 혁신을 목표로 신임 감독 인선 작업을 진행했다. 소통형 리더십과 팀 리모델링을 적극 실행할 수 있는 후보군을 추렸다”며 “이후 분야별 필수 역량과 덕목 등 평가 기준을 세웠고, 심층 면접을 통해 구단 방향성과 야구 가치관에 대한 교감을 나눈 끝에 이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은 수년 간의 코치, 프런트 경험을 바탕으로 육성 시스템과 KBO 야구 트렌드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보유했으며 시즌 운영 통찰력을 겸비해 단기간 내 구단의 지향점에 도달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선임 이유를 전했다.
이 감독은 구단을 통해 “SSG 감독으로 선임돼 영광스럽고 기회를 주신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성적과 육성이라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진 만큼 책임감을 갖고 코치진, 선수, 프런트와 함께 매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강팀의 기조를 다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다시 인천에 돌아오게 돼 감회가 새롭다. 팬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팀의 신구조화와 유망주 성장을 목표로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오는 21일 인천 송도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