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우승한 LG, 다음 시즌 마운드에 구멍 생기나

29년 만에 우승한 LG, 다음 시즌 마운드에 구멍 생기나

불펜 정우영 해외 진출 의사 밝혀, 함덕주는 FA, 정우영도 수술 받아
선발진에서는 이정용 군대 입대 예정, 임찬규도 FA 자격 획득

기사승인 2023-11-17 18:25:38
LG 트윈스의 마무리 투수 고우석. 연합뉴스

29년 만에 우승에 성공한 LG 트윈스가 ‘왕조’ 도전을 앞두고 벌써부터 고민거리가 생겼다. 팀을 지탱해온 불펜진이 내년에 개편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LG는 지난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KT 위즈와 5차전에서 6대 2로 이겼다. LG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었다. 1990년, 1994년에 이어 29년 만에 통산 3번째 우승이다.

29년 만의 우승이라는 기쁨도 잠시 LG에겐 다음 시즌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 와중 불펜진 재편이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팀의 뒷문을 지탱해온 선수들이 한꺼번에 이탈할 위기에 놓였다.

팀의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해외 진출 의사를 밝힌 상태다.

고우석은 통산 354경기에 등판해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작성했다. 프로 3년 차였던 2019년 팀의 마무리 투수를 맡은 그는 지난해 42세이브를 수확해 세이브 1위를 거머쥐었다. 올해는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로 고전했다. 

2017년 KBO리그에 입성한 고우석도 해외 진출 자격은 갖췄다. 올해로 프로 데뷔 7년 차인 고우석은 1군 등록 일수(매년 140경기)는 부족하지만, ‘2019년 프리미어12’ 대회를 시작으로 ‘2020년 도쿄 올림픽’,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포인트를 쌓았다.

또한 그간 셋업맨으로 활약한 정우영은 지난 15일 우측 팔꿈치 뼛조각 골극 제거술을 받았다. 정우영은 올해는 60경기 5승 6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70에 그쳤지만 여전히 LG에 있어선 반드시 필요한 선수다.

올해 LG 불펜의 핵심 축이었던 함덕주. 연합뉴스

여기에 트레이드로 영입했던 함덕주가 자유계약(FA) 자격을 취득했다. 함덕주는 올해 정규시즌 57경기에 등판해 4승(무패)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62로 필승조의 한 축을 맡았다.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 1승 평균자책점 2.70으로 팀을 지탱했다.

LG에겐 다행히도 함덕주가 FA B등급으로 분류되면서 시장 경쟁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C등급의 선수를 타팀에서 영입할 경우 보상 선수가 발생하지 않지만, B등급의 경우에는 보호선수 명단 25인 외 보상선수 1명과 함께 전년도 연봉 100%를 지급하거나 보상 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 200%를 내줘야 한다. C등급보다 B등급이 영입 난이도가 높은 게 사실이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14승을 거두며 국내 선발 최다승을 거둔 임찬규 역시 FA 자격을 획득한다. 임찬규도 함덕주와 마찬가지 FA B등급으로 분류됐다. 최근 각 팀의 국내 선발진이 부족한 경향이 드러난 만큼 임찬규 역시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전천후 자원인 이정용은 올 시즌이 끝나고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해 군복무를 시작한다. 지난 5월 선발 전환 후 꾸준한 활약을 펼치다가 한국시리즈에서는 다시 불펜으로 뛰며 4경기 4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을 위기 상황마다 구하기도 했다.

이들이 동시에 이탈하게 된다면, 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LG 마운드도 전력이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베테랑 김진성과 올 시즌 두각을 보인 유영찬, 백승현 등이 있지만 핵심 불펜 투수들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우기 어렵다. 다음 시즌 구상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LG로선 정우영이 빠르게 재활 과정을 마치고, 임찬규, 함덕주와 고우석 등이 잔류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구단 역시 내부적으로 이들을 최대한 잡으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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