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엔데믹과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의 귀환을 예상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대경제연구원(연구원)은 26일 발표한 ‘중국인 관광객 회복 지연 원인과 시사점-시나리오별 중국인 관광객 규모 및 경제효과’ 보고서에서 이 같은 지적을 했다.
연구원은 올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월 평균 14만4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 사태로 인해 단체 관광이 불가했던 2017~2019년 월 평균 방문객 41만600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중국인 관광객 수가 이전처럼 증가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이유로는 중국의 경제 주체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가 부진하다는 점이 꼽혔다. 제조업 부문에서 구매 관리자의 활동 수준을 나타내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49.5를 기록했다. 통상 제조업 PMI가 기준선인 50 이하면 제조업체들이 경기가 위축될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본다.
소비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지난해 4월 86.7로 하락한 뒤, 올해 9월에도 87.2를 기록하며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의 특징이 변화한 것도 유커의 귀환이 더딘 요인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전체 중국인 관광객 중 단체관광객 비율이 20%를 상회하는 수준이었지만, 올해 3분기에는 13.8%까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단체 관광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2019년 외래관광국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은 일본이나 태국 등과 비교한 후, 한국을 여행지를 선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9년 대비 2023년 원/위안 환율 상승률은 9.7%를 기록했지만, 엔/위안 환율 상승률은 24.3%에 달하면서 엔화 가치가 크게 하락해 일본 여행 수요가 증가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환율 측면에서 한국여행의 이점이 적어진 셈이다.
연구원은 내년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올해와 비슷하면 관광수입 역시 34억 달러로 비슷하게 유지되겠지만, 코로나 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경우, 관광수입이 64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 이전인 2014~2016년 수준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한다면, 89억 달러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도 이야기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 특성이 유커에서 싼커(개별 관광객)로 변화한 만큼 쇼핑·체험 중심의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서에서 제안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